짧은 여행의 마지막 날.
사실 이때쯤 되면 기억이 좀 묘해진다.
분명 일본에 와 있긴 한데,
“그래서 내가 여기 왜 왔더라?”
싶은 느낌이 살짝 들었다.
첫날에 바로 목적을 달성해버린 탓도 있었고, 일정 자체를 워낙 비워두고 온 여행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날답게, 이번 여행 중 제일 뜨거운 날이었다.
그늘에만 있으면 그럭저럭 버틸 만했는데, 햇볕 아래로 나가는 순간 진짜 지옥이었다.
그때는 그냥 몇 분 걷는 것도 꽤 힘들었다.
그래서 체크아웃 시간 직전까지 숙소에서 최대한 버티다가 밖으로 나왔다.
나와서도 딱히 대단한 걸 한 건 없었다.
전날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냥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뺑뺑 돌다가, 슬슬 공항 쪽으로 이동했다.
공항 근처에는 일본 정식집도 있었고, 이륜관도 있었다.
일단 밥부터 먹고, 그다음에 이륜관을 천천히 구경하기로 했다.









근데 규모가 진짜 엄청났다.
한국이랑은 비교가 잘 안 될 정도였다.
바이크 용품점인데 타이어를 저렇게 쌓아두고 팔고, 머플러도 전시해놓고, 이것저것 부품이랑 장비들이 한꺼번에 다 모여 있는 걸 보니까 좀 놀랍더라.
생각해보면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용품점이면 헬멧이나 자켓 같은 기본 장비만 있는 게 아니라,
튜닝용품도 있고, 정비용품도 있고, 소모품도 있고,
말 그대로 바이크 타는 사람한테 필요한 게 다 있어야 하는 거니까.
그리고 이륜관 바로 앞에 정비소도 2~3군데 정도 붙어 있었다.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왠지 제휴해서 같이 굴러가는 구조가 아닐까 싶었다.
용품 사고 바로 장착하거나 점검받기엔 딱 좋은 동선처럼 보였다.



그렇게 구경 끝내고 나서는 공항 쪽으로 들어가서
면세점에서 회사 팀원들 줄 선물을 사고,
드럭스토어에서 엄마 줄 안약이랑 동전파스 같은 것도 샀다.
이런 거 사고 있으면 진짜 떠날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게 실감난다.
그러다 보니 진짜 돌아갈 시간이 됐다.


돌아올 때는 어쩌다 보니 대한항공을 타게 됐는데, 샌드위치랑 물을 그냥 줬다.
비행기를 여러 번 타본 건 아니지만, 원래 이런 건가? 싶었다.
짧은 비행이라 아무것도 안 줄 줄 알았는데 괜히 좀 신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쿠오카 떠날 때 찍은 사진.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 사진 중 제일 마음에 든다.
도심에는 이미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는데, 하늘은 아직 노을빛이 남아 있던 그 장면.
이 사진 하나는 진짜 오래 남을 것 같다.
돌아보면 이번 여행은 꽤 무모했다.
너무 목적 없이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망한 여행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근데 또 완전히 망했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이 여행 덕분에 배운 것도 있었고, 일본어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아무 계획 없이 움직였을 때 내가 어떤 식으로 돌아다니는지도 좀 보였다.
그러니까 완전 성공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실패도 아닌, 딱 애매한 여행이었다.
'평범한일상 >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후쿠오카 여행 2일차 - 텐진에서 보낸 둘째 날 (0) | 2026.03.30 |
|---|---|
| 후쿠오카 여행 1일차 - 하카타에서 보낸 첫날 (0) | 2026.03.30 |
| 내 바이크로 일본 가기 전, 승선 서류 준비한 날 (0) | 2026.03.30 |
| 오사카 여행 4일차 - 간사이공항에서 부산 복귀까지 (0) | 2026.01.08 |
| 오사카 여행 3일차 - 늦잠 자고 느긋하게 다녀온 교토 (1) | 2026.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