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생각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예전에 F800GS를 데려올 때처럼 어느 순간 갑자기 꽂혀버렸다.
한 번 마음이 가니까 그다음부터는 계속 매물만 보게 됐고, 한참 찾다가 결국 마음에 드는 걸 발견해서 구매하기로 했다.
돌아보니 딱 1년 만의 기변이었다.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다.
막상 바꿀 생각이 없을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마음에 드는 매물 하나 보이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번에도 딱 그랬다.

기변 준비를 하면서 하나씩 정리해 두기 시작했다.
순정 스크린, 공구통, 여분 너클가드 같은 것들은 따로 챙겨놓고, 필요한 것과 빼둘 것을 구분해 가며 천천히 정리했다.
막상 바꾸기로 마음먹고 나면 이런 준비 과정도 꽤 중요하다.
그냥 파는 게 아니라, 내가 타던 흔적을 하나씩 정리하는 느낌이 있어서.

이것저것 달아뒀던 것도 다시 보게 된다.
탈 때는 그냥 익숙하게 쓰던 것들인데, 막상 기변 준비한다고 하나씩 꺼내보면 괜히 손이 한 번 더 간다.
잘 썼던 부품은 더 그렇다.

로우시트도 그렇고, 정리해 둔 부품들을 보고 있으니 이 바이크를 정말 많이 타고 다녔다는 게 실감이 났다.

1년 동안 거의 2만 km 가까이 탔던 F800GS.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는데, 그 안에 정말 많이 돌아다녔다.
장거리도 많이 갔고, 일상처럼 꺼내 탄 날도 많았고, 타면서 손본 것도 꽤 있었다.
그래서 기변을 준비하면서도 마냥 들뜨기만 하진 않았다.
새 바이크를 기다리는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걸 이제 정리해야 한다는 아쉬움도 같이 따라온다.
그래도 어쨌든 1년 동안 정말 잘 탔고, 그만큼 즐거웠던 건 분명하다.
즐거웠다, F800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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