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년 전쯤부터였던 것 같다.
헌화로가 예쁘다는 얘기를 계속 들었다.
길이 좋다, 바다가 바로 옆이라 보기 좋다 등
이런 말을 자주 들었는데 막상 가려고 할 때마다 타이밍이 잘 안 맞았다.
예전에도 가보려고 했던 적이 있었는데 늦잠 자는 바람에 그대로 접은 적도 있었다.
근데 이날만큼은 진짜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아침 8시에 집에서 나왔다.
일찍 나온 덕분인지 차도 크게 안 막혔다.
그대로 쭉 달려서 망양휴게소까지 올라갔다.

바다색이 이쁜 곳인데 저날은 별로였다.
이때 잠깐 생각했다.
"이거 진짜 가도될까? 오늘 안에 내려오는게 가능할까?"
막상 여기까지 와놓고도 살짝 고민이 됐다.
거리도 거리였고, 당일치기로 찍고 내려온다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니까.
그래도 여기서 접으면 또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결국 다시 출발했고, 어찌어찌 헌화로까지 도착했다.
막상 도착하고 나서는 오길 잘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때 제일 크게 들었던 생각은 이걸 사진이나 영상으로 다 못 담는다는 아쉬움이었다.
눈으로 보는 풍경이 훨씬 컸고, 특히 파도가 부서지는 장면이 진짜 예뻤다.
그냥 바다 옆길을 달린다는 느낌이 아니라, 길이랑 바다랑 파도 소리가 한꺼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강릉 헌화로 드라이브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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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아쉬웠다.
이걸 내 눈에만 담고 지나가야 한다는 게.
조금만 더 가면 정동진이었고, 사실 거기까지 더 가볼까도 싶었다.
아니면 헌화로를 조금 더 천천히 보고 싶기도 했다.
근데 그 순간 아차 싶었다.
7번국도 우회로 쪽이 밤 되면 가로등이 하나도 없다는 게 기억났기 때문이다.
거기서 시간을 더 쓰면 복귀길이 꽤 곤란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회로를 지날 때까지는 해가 완전히 지진 않았다.
그때는 진짜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리고 다시 7번국도로 들어오고 얼마 안 지나서 해가 완전히 졌다.
시간도 애매했고, 차도 다행히 안 막혔다.
그래서 그대로 경주휴게소까지 달렸다.
기름은 거의 바닥이었다.
주행가능거리 33km 남겨두고 겨우 풀로 채웠다.

간김에 찰보리빵 하나 사들고, 그대로 무사히 집까지 들어왔다.

돌아보면 이날은 어디 여러 군데 들르고 온 날이 아니었다.
그냥 헌화로 하나 보겠다고 객기부린 것에 가까웠다.
예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을 결국 직접 보고 왔다는 것만으로도 그렇고, 막상 가보니 기대보다 더 좋았다는 점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특히 헌화로를 지나갈 때 봤던 파도 부서지는 장면은 아직도 제일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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