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다가 갑자기 바다나 보고 오고 싶어졌다.
딱히 어디를 꼭 가야겠다 싶은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너무 집 근처만 맴돌기는 싫어서 다대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출발은 김해에서 했다.
이날은 처음부터 코스를 길게 짤 생각은 없었다.
그냥 다대포 한 번 찍고 오면 되겠다 싶었다.
혼자 나가는 날은 대충 이 정도가 편하다.
계획을 많이 세우면 오히려 귀찮아진다.
이때 타고 있던 건 로드윈125였다.
시내에서는 나쁘지 않았는데, 조금만 거리가 붙으면 확실히 아쉬운 쪽이었다.
그래서 이날도 신나게 달린다기보다는, 그냥 적당히 바람 쐬고 오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
가는 길 풍경이 나쁘진 않았는데, 그때는 액션캠 같은 걸 달 생각도 없었고 딱히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남은 건 도착해서 찍은 사진 몇 장뿐이다.
그때는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다대포에 도착해서는 한동안 그냥 바다만 보고 있었다.
딱히 뭘 하러 간 것도 아니고, 편의점에서 커피 하나 들고 잠깐 쉬다가 다시 움직일 생각이었다.
다대포는 그런 식으로 들르기엔 괜찮았다.
라이딩 끝에 뭔가를 해야 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잠깐 멈춰 있기 좋은 쪽에 가까웠다.


돌아가는 길에는 을숙도 표지판이 보였다.
원래 갈 생각은 없었는데, 그런 거 보면 또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어진다.
혼자 다닐 때는 이게 편하다.
누구랑 상의할 것도 없고, 그냥 그 순간 눈에 들어오면 방향 틀면 된다.
근데 을숙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금방 나왔다.
걷는 사람들이나 연인들한테는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바이크 타고 잠깐 들렀다가 가는 입장에서는 오래 있을 느낌은 아니었다.
괜히 머쓱해서 한 바퀴 보고 바로 다시 빠졌다.



그렇게 다시 올라오다가 계기판이 이상한 걸 발견했다.
폰 내비로 보는 속도랑 계기판이 안 맞고 있었다.
순간 좀 황당해서 길가에 세워놓고 확인했다.
얼마 전에는 연료 게이지 때문에 한 번 손봤는데, 이번에는 또 이쪽이었다.
오래된 바이크 타고 다니면 꼭 이런 식이다.
조용히 잘 타고 있다 싶으면 한 군데씩 꼭 말썽을 부린다.
이날 다시 느낀 건 로드윈125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는 있다는 거였다.
근데 여유롭지는 않았다.
시내나 가까운 거리까지는 괜찮은데, 다대포처럼 왕복 거리가 좀 생기고 차 흐름이 빨라지기 시작하면 125cc 한계가 확실히 느껴진다.
억지로 못 갈 정도는 아닌데, 타고 나면 한 번쯤은 더 큰 쪽이 생각나는 정도.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드라이브였다.
김해에서 출발해서 다대포까지 가볍게 다녀오고, 돌아오는 길에 을숙도까지 한 번 붙여보고, 바이크 상태도 다시 확인하고 들어온 날.
그냥 바다 보러 나갔다가 돌아온 것뿐인데, 그게 또 바이크 타는 맛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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