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이크 여행 3일차] 계획 전면 수정, 다시 혼슈로 넘어간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 조식부터 먹었다.

전날 상태 생각하면 일단 뭐라도 먹어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전날 체크인 할 때부터 우버이츠 사람들이 계속 들락날락 했는데, 음식이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았다.

밥 먹고 나와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분메이도 총본점으로 갔다.
카스테라 하나 사갈 생각이었다.
분메이도는 나가사키 카스테라로 꽤 유명한 곳이고, 총본점은 말 그대로 본점이라서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편이다.
매장 자체도 오래된 느낌이 있어서 잠깐 들러보기 괜찮았다.
막상 계산하려고 보니까 지갑을 안 들고 나왔다.
어쩔 수 없이 같이 온 사람한테 빌렸다.
가격은 세금 포함 1680엔.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짐 챙겨서 체크아웃 하고 바이크를 세워뒀던 주차장으로 향했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또 생겼다.
주차권을 우비 주머니에 넣어뒀었는데 감쪽같이 사라졌다.
가방도 뒤져보고 다 뒤져봤는데 전날 영수증 정리하면서 같이 버린 모양이다.
어쩌지 하다가 전화하려던 찰나에 바닥에 떨어져있는 주차권이 보였다.
날짜, 시간만 비슷하면 그냥 결제하자 싶어서 봤는데 하루밖에 차이안났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결제하기로 하고 티켓을 넣어봤는데 500엔이 나왔다.
같이 간 다른사람들 결제한거 보니 400엔.
결국 100엔 손해보긴했지만 이정도는 분실의 대가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다.
여기서 날씨를 보고 계획을 다 틀어버리기로 결정했다.
이대로 일주일 내내 비 맞으면서 다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지도 다시 열어서 확인해보니까 혼슈 남부 쪽은 오늘만 흐리고 계속 맑은 예보였다.
그렇게 난 결론은 큐슈 북부 여행이 아니라 그대로 혼슈 남부 여행으로 변경.
이제 출발전에 세운 계획은 의미가 없어졌다.
애초에 나가사키 이후로 예약을 한게 하나도 없었으므로 그대로 다시 시모노세키 위에 있는 작은 온천마을로 향했다.



사세보 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수제버거를 사 먹었다.
이쪽 동네는 수제버거가 유명하다 라는 걸 본적이 있었어서 한번 먹어보자고 꼬드겨서 들르게 됐다.
버거 안에 패티, 스테이크가 함께 들어가 있는 스타일이었는데 가격은 감자튀김 포함해서 3000엔 정도.
비싸긴 한데, 비싼 값 하는 퀄리티였다.
먹고 나오니까 또 비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미하리다케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올라가는 동안 완전히 젖었다.
정상까지는 올라갔는데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
우비 다시 입고 그대로 내려와서 바로 고속도로 탔다.


이날 톨비만 네 번 냈다.
가와타나 온센 쪽으로 들어와서 타케조노 료칸에 체크인했다.
급하게 잡은 숙소였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꽤 괜찮았다.
시설도 깔끔하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원래 료칸이면 가이세키까지 같이 먹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엔 급하게 숙소만 잡은 상태라 깔끔하게 포기했다.
애초에 가이세키 마감시간까지 도착할 수도 없었다.
직원에게 근처에 편의점이나 마트있냐고 물어보고 편의점이 있다고 하길래 거기로 가서 도시락을 사려고 했는데 바로 뒤에 마트가 있었다.
거기서 마실 술들 사들고,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 사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짐 대충 정리하고, 씻고 나와서 도시락 먹고 그대로 술 한잔 시작.
흡연실은 따로 없고 입구 밖에 재떨이가 있다고 거기서 피라고 해서 나왔다가 사진 몇장 찍고 다시 들어왔다.

계획이라곤 하나도 없었던 하루였는데, 오히려 더 괜찮았다.
사세보에서 비 맞은 것만 빼면 딱히 꼬인 느낌도 없었다.
그냥 방향 하나 바꿨을 뿐인데 하루가 훨씬 편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