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드라이브

늦잠으로 강릉 대신 단양 이끼터널

레스트드롭 2024. 10. 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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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쯤 일어나서 강릉 헌화로를 한 바퀴 돌고 오는 거였다.
그런데 늘 그렇듯 늦잠 한 번에 계획은 깔끔하게 박살 났고, 눈을 떠보니 이미 10시였다.

보통 이쯤이면 그냥 포기하고 집에 있을 법도 한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냥 나가고 싶었다.
늦게 출발하더라도 도착했을 때 아직 해는 떠 있을 것 같았고,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괜히 아쉬움만 남을 것 같아서 일단 무작정 준비해서 나왔다.


늦게 나온 만큼 차가 좀 밀리겠지 싶긴 했다.
그래도 저쪽 방향은 언제 가도 어느 정도 차가 있는 편이라, 오히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게 편한 것 같았다.
 

부산에서 빠져나오는 데 한 시간,
경주휴게소까지 오는 데도 또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도 다녀오고, 점심도 먹으면서 일몰 시간을 확인해 봤는데 그제야 조금 현실적으로 계산이 됐다.
이대로 강릉까지 가봤자, 막상 도착하면 해는 거의 다 지고 까만 바다만 보고 돌아와야 할 것 같았다.
그건 또 그것대로 허무할 것 같아서, 결국 그 자리에서 목적지를 바꿨다.


그렇게 방향을 돌린 곳이 예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단양 이끼터널이었다.
계속 마음속으로는 가봐야지 생각했는데, 거리 때문에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던 곳이었다.
그런데 어차피 이날도 장거리 탈 생각으로 나온 거였으니, 이참에 그냥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은 생각보다 편했다.
거의 고속국도나 고가도로 위주로 이어져 있어서 전체적으로 길 상태도 좋았고, 크게 스트레스받을 만한 구간도 없었다.
대신 중간에 소백산 국립공원 쪽을 지나는데, 거기는 정말 다른 세상처럼 느껴질 정도로 공기가 차가웠다.
아까까지는 그냥 선선한 정도였는데, 거기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계절이 확 바뀐 느낌이었다.

이끼터널에 도착해서는 왔다 갔다 하면서 액션캠으로 영상도 찍어봤다.
나름 괜찮게 담겼겠지 싶어서 잠깐 세워두고 확인해 봤는데, 이게 웬걸. 오류 때문에 하나도 안 찍혀 있었다.

진짜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하길 잘했다.
안 그랬으면 나중에 집에 와서 확인하고 엄청 억울했을 것 같다.
이런 건 꼭 “잘 찍혔겠지” 하고 믿고 넘어가면 뒤통수를 친다.


그렇게 단양 쪽을 보고 다시 문경 방향으로 해서 내려왔다.
막 엄청 피곤하다거나 힘든 건 아니었는데, 액션캠을 헬멧에 달고 다닌 탓인지 뒷목이 꽤 뻐근했다.
주행 자체보다도, 머리 위에 뭔가 하나 더 얹고 계속 달리는 게 생각보다 부담이 큰 모양이다.


다시 열심히 타는 요즘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거의 바이크를 못 타고 지냈는데,
요즘은 날씨가 다시 좋아져서 그런지 예전처럼 열심히 타고 다니고 있다.

문제는, 타고만 다니고 글 쓰는 걸 자꾸 까먹고 있었다는 점.
사진은 쌓이고, 기억도 쌓이는데 정작 기록을 안 하고 지나가니까 괜히 아쉽다.

이제는 좀 다시 열심히 써야겠다.
늦잠 때문에 계획은 바뀌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즉흥적으로 방향을 틀어 단양 이끼터널까지 다녀온 하루였으니 이것도 충분히 남겨둘 만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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