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망양휴게소까지 다녀온 주말 라이딩
최근 들어 너무 더워져서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주말에는 그냥 집에서 에어컨 틀고 쉬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계속 같이 가자고 해대는 바람에 결국 못 이기는 척 집을 나섰다.
막상 나와도 문제였다.
서면에서 양산까지 가는 구간은 진짜 어디로 가나 지옥 같다.
신호도 많고 차도 많고, 열기까지 올라오니 출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치는 느낌이었다.
지나오면서 ‘아, 아침 일찍 출발할 걸’ 하고 후회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겨우 양산에서 언양 사이쯤 있는 편의점에 들러 잠깐 쉬었다.
음료수 하나,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열 좀 식힌 다음 다시 출발했다.
원래는 조금 더 쉬어가도 됐을 것 같은데, 괜히 여기서 늘어지면 더 못 갈 것 같아서 거의 쉬는 시간 없이 다시 쭉 달렸다.
포항쯤 지나가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밥은 먹고 가야 하지 않겠냐며 배고프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나도 제대로 먹은 게 없었고, 무엇보다 너무 더워서 시원한 게 당겼다.

그래서 바로 눈에 보이는 밀면집으로 들어갔다.
면이 평소 먹던 밀면이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라 살짝 신기했는데, 육수 맛은 익숙한 그 맛이었다.
결국 더운 날엔 시원한 육수만 제대로 들어가도 반은 성공인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망양휴게소.
포항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확실히 공기가 달라졌다.
오히려 계속 달리고 싶을 정도로 시원해서, 아까까지 더위에 지쳐 있던 게 조금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대신 벌레가 엄청났다.
어느 정도냐면 메시 자켓 구멍 하나하나에 벌레가 박힐 정도였다.
세탁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그 꼴이 나 있으니 진짜 좀 허무했다.
그리고 이런 데면 왠지 고급유 주유소도 하나쯤 있을 법한데, 또 그건 없었다.
근처 주유소를 봐도 거의 전부 일반유만 있어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망양휴게소에서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한 시간 정도 푹 쉬었다.
더 위로 올라가 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다음 날 출근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서 결국 더 욕심내지 않고 바로 복귀하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늘 문제를 일으키던 친구 할리가 이날은 웬일로 멀쩡하게 잘 달리길래, ‘오늘은 조용히 넘어가나?’ 싶었는데 역시나였다.
언양쯤 와서 갑자기 오일을 뱉기 시작했다.
처음엔 또 무슨 일이냐 싶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센터에서 정비를 잘못 봤던 거라고 한다.
오일이 거의 한 통 분량으로 새어나갔다고 하니, 듣기만 해도 아찔하다.
그래도 다행히 이건 센터 쪽 과실이라 무상처리는 받았다고 한다.
진짜 별일이 다 있는 하루였다.

예전에는 100km만 타도 꽤 피곤했는데, 언제부터인지 300km, 400km씩 다녀오는 게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물론 익숙해졌다고 해서 안 힘든 건 아닌데, 그래도 예전처럼 거리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는다.
한여름이라 출발부터 복귀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시원한 밀면도 먹고, 포항 지나서부터는 바람도 좋았고, 망양휴게소에서 쉬는 시간도 꽤 괜찮았다.
결국 또 덥다 덥다 하면서도 이렇게 나와서 한참 달리고 오는 걸 보면, 완전히 집에만 박혀 있기는 아직 어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