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시즌 오프닝 모크닉, 그리고 길었던 하루
행사가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고 했지만, 그 시간에 맞춰 가려면 새벽 5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무리라서, 일찍 도착하는 건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점심 먹을 시간쯤 맞춰 도착하는 걸 목표로 잡고 오전 7시에 출발했다.

남은 거리 330km.
내비에 찍힌 숫자를 보는 순간,
“아, 오늘 하루 길겠구나”
싶었다.
출발한 지 얼마 안 돼 첫 휴식

대략 80km 정도 달려서 첫 번째로 쉬어간 곳은 화왕산 휴게소였다.
그런데 여긴 진짜 딱 쉬어가는 기능만 하는 느낌이다. 식당도 없고, 편의점도 없고, 운영 중인 건 주유소 하나뿐이었다.
그마저도 고급유 주유소는 아니라서, 나한테는 사실 일부러 들를 일은 거의 없는 곳이긴 하다.
그래도 장거리에서는 이런 식으로 한 번씩 몸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니까 잠깐 멈췄다 다시 출발했다.
행사장에 가까워질수록 많아지는 바이크들

이 사진은 아마 김천 지나서쯤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는 잘 기억이 안 난다.
화장실만 잠깐 들렀다가 바로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이쯤부터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행사장에 가까워질수록 도로 위에 바이크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두 대씩 보이던 게 어느 순간부터는 “아, 다들 같은 데 가는구나” 싶을 정도로 눈에 띄었다.
그 느낌이 또 은근히 재밌다.
각자 다른 곳에서 출발했겠지만, 목적지가 같다는 이유 하나로 도로 위 분위기가 묘하게 통일되는 순간이 있다.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는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제대로였던 행사장 분위기


도착해서 접수하고 받은 건 기념품, 교환권, 럭키드로우 팔찌였다.
티셔츠도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고, 안에는 번호판 볼트도 들어 있었다.
이건 나중에 시간 날 때 바로 바꿔 달아 봐야겠다.

현장 분위기는 꽤 인상적이었다.
역시 BMW 행사답게 GS랑 투어러 계열이 절반 이상은 되는 느낌이었고, 그 외에도 BMW 다른 모델들, 그리고 타 브랜드 바이크들도 꽤 많이 보였다.
대충 봐도 몇백 대는 와 있는 것 같았다.
그 많은 바이크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걸 보고 있자니, 괜히 행사장 안에 들어왔다는 실감이 더 났다.
기대 이상이었던 BBQ

BBQ는 솔직히 크게 기대 안 했다.
사람이 워낙 많아 보여서 양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꽤 넉넉하게 나와서 조금 놀랐다.
오히려 먹고 나니까
“이거 또 먹고 싶네”
싶을 정도였다.
이럴 때 보면 행사 음식은 기대를 안 하고 먹어야 더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제일 신박했던 바이크 일으키기
행사장에는 이것저것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바이크 일으켜 세우기가 제일 신박했다.
처음에는 이름만 보고
‘모형 같은 걸 세워보는 건가?’
싶었는데, 설마 진짜 어드방을 갖다 놨을 줄이야.
생각보다 훨씬 본격적이라 웃기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꽤 현실적인 체험이기도 했다.
넘어진 대형 바이크를 실제로 일으키는 건 언제든 알아두면 좋긴 하니까.


다른 게임들도 이것저것 참여했고, 그 덕분에 바라클라바 하나도 받았다.
어패럴 판매 부스를 지나가다 보니 그게 3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다.
이쯤 되면 이미 참가비는 거의 뽑은 셈인 것 같다.

결국 사버린 자켓
행사장 한쪽에서 자켓도 팔고 있었는데, 원래 가격이 495,000원짜리였다.
그런데 반값 할인 중이었다.
사실 그냥 지나가려다가, 너무 예뻐서 계속 눈에 밟혔다.
거기다 무이자 3개월이라고 하니, 결국 참지 못하고 사버렸다.
문제는 사이즈였다.
그 자켓은 딱 한 벌 남아 있었고, 내가 입기엔 사실 한 사이즈 작은 편이었다.
그래도 샀다.
결국 이건
살 빼야 될 이유 +1
정도로 정리하기로 했다.
끝까지 재밌었던 행사, 다만 당첨은 실패

기념사진도 찍고, 럭키드로우 행사도 꽤 재밌게 즐겼다.
이런 건 꼭 당첨이 안 돼도 현장 분위기 자체가 재밌어서 참여하게 된다.
물론 결과는 아쉽게도 꽝이었다.
그래도 뭐,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행사지 싶다.
세종으로 한 번 더 이동
행사가 끝나고 나서는 바로 부산으로 내려갈까 잠깐 고민했다.
그런데 세종에 지인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결국 거기로 한 번 더 이동했다.

도착해서 보니 어째 다 모이고 나니 전부 BMW였다.
이런 것도 참 웃기다.
우연히 모였는데 결과적으로는 또 그렇게 된다.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 6시쯤 도착했는데, 놀다 보니 어느새 8시가 되어 있었다.
이제는 정말 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런데 내비를 켜보니 부산까지 6시간 20분이 찍혔다.
그 숫자를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바로 움직였다.
한밤중 산길 35km의 공포

절반쯤 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졸음쉼터라고 해서 들어왔는데, 화장실도 없고 뭐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 말 그대로 잠깐 세워둘 공간만 있는 느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도로에 가로등이 하나도 없고, 산길은 계속 이어지고, 괜히 야생동물 같은 거 튀어나올까 봐 내내 긴장하면서 달려야 했다.

내비가 가라는 대로 따라갔는데, 59번 국도 쪽으로 보내는 바람에 거의 35km 정도를 가로등 하나 없는 산길에서 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그냥 큰길로 갔어야 했다.
특히 성주호 근처는 호수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습기 때문인지 도로가 굉장히 미끄러웠다.
실제로 TCS가 계속 점등될 정도였으니, 그 구간은 진짜 식은땀이 났다.
밤길, 산길, 젖은 노면.
이 조합은 다시 생각해도 별로다.
생각보다 빨랐던 마지막 복귀

그렇게 계속 달려서 도착했을 때 보니, 실제로는 4시간 5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대전이나 마산 쪽에서 제일 막힐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덜 막혀서 시간이 꽤 줄어들었다.
출발 전 내비에 찍히던 시간보다 빨리 들어오긴 했지만, 몸은 확실히 하루를 길게 쓴 느낌이었다.
이제 진짜 정비할 때


이번 주행을 하면서 더 확실히 느꼈다.
이제는 진짜 오일 교환을 해줘야 할 것 같다.
이상하리만큼 기름을 많이 먹는 느낌도 있었고, 집에 오는 길에는 그 부분 때문에 조금 고생도 했다.
장거리 다녀오고 나면 괜히 더 예민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냥 느낌이 아니라 진짜 점검을 넣어야겠다 싶었다.
즐거웠지만, 멀긴 멀었다
BMW 시즌 오프닝 모크닉 자체는 정말 재밌었다.
생각보다 행사도 알찼고, 기념품도 괜찮았고, 음식도 좋았고, 중간중간 참여할 거리도 많았다.
다만 하나만 꼽자면
너무 멀었다.
왕복 거리도 그렇고, 행사 끝나고 세종까지 들렀다가 다시 내려오는 루트까지 더해지니 하루가 정말 길었다.
그래도 그렇게 길게 달리고도 끝까지 재밌었다는 건, 확실히 행사 자체가 괜찮았다는 뜻일 거다.
내년에는…
진짜 조금만 더 가까운 데서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