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모토라드 들렀다가 바이크런 대구점까지, 그리고 새 부츠
2년 정도 쓰다가 지인한테 무료나눔 했던 부츠를 GS로 다시 복귀하면서 돌려받았다.
내가 먼저 달라고 한 건 아니고, 그 지인도 바이크를 안 타게 되면서 안 쓴다고 다시 준 거였다.
생각해보니 거의 3년 가까이 쓴 부츠라 세월의 흔적이 꽤 많이 남아 있었다.

여기저기 상처도 많고, 상태도 이제는 슬슬 바꿀 때가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큰맘 먹고 새 부츠를 하나 질렀다.

바로 시디 어드벤처.
F800GS 탈 때부터 한 번쯤 사고 싶었던 부츠였는데, 그때는 가격이 너무 세서 못 샀다.
거의 60만 원이라 늘 마음만 있었지 선뜻 손이 안 갔던 물건인데, 이번엔 결국 샀다.
드디어 샀다, 진짜.


헌 부츠는 박스에 넣어 가져갈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폐기해준다고 해서 그냥 맡기기로 했다.
그렇게 처리하고 밖에서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이런저런 얘기 좀 하다가, 그대로 합천 쪽으로 향했다.


카페 모토라드에는 3시쯤 도착했던 것 같다.
그런데 타이밍이 묘하게 비껴갔는지, 사람들이 거의 다 빠지고 없었다.
모토라드에서 이렇게 한산한 분위기를 보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평소보다 훨씬 조용해서 오히려 좀 낯설 정도였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쉬다가, 스탬프 투어 도장도 하나 찍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대구에도 바이크런에도 스탬프를 찍으러 가야하니, 거기도 들렀다가 가자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흘렀다.
출발하려고 하는데 누가 열심히 사진도 찍어주셨다.


사진 감사합니다~
합천에서 대구 가는 길은 몇 번 지나봤는데, 언제 가도 참 마음에 든다.
길이 뻥 뚫려 있어서 달리기 정말 편하고, 괜히 스트레스 받을 만한 구간도 거의 없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같은 건 없지만, 대신 고가도로 형태의 국도를 쭉 타고 가면 돼서 흐름이 끊기질 않는다.
좋은 길들은 보통 죄다 자동차 전용도로로 막아버리던데, 이 길은 웬일로 살아남아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그냥 멍하니 달려도 기분이 좋아지는 구간이다.


그렇게 바이크런 대구점에 도착해서 도장도 찍고, 사장님께 인사도 드렸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 분 같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바이크런 본점에 자주 들락날락할 때 봤던 분이었다.
난 그냥 직원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이셨네.
괜히 혼자 속으로 조금 웃겼다.
잠깐 쉬면서 헬멧에 붙은 벌레도 좀 닦아내고, 다시 부산으로 향했다.
이날은 유독 벌레가 많이 달라붙어서 중간중간 한 번씩 닦아줘야 할 정도였다.
대구에서 부산 오는 길도 고가도로 위주로 주행하면 돼서 꽤 편했다.
복잡하게 신경 쓸 구간이 많지 않아서 그냥 흐름 타고 오기 좋았다.
너무 멍하니 가면 좀 심심할 수도 있는데, 그래서 크루즈 걸어놓고 노래나 따라 부르면서 내려왔다.


새 부츠도 사고, 카페 모토라드도 들르고, 바이크런 대구점까지 찍고 온 날.
엄청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던 건 아닌데, 오히려 그래서 더 괜찮았던 하루였다.
부츠 하나 새로 장만하고, 익숙한 곳 몇 군데 들렀다가, 좋은 길 따라 쭉 달려 내려오는 정도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