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드라이브

선거일에 다녀온 카페 모토라드, 그리고 많이 떨어진 벚꽃

레스트드롭 2024. 4. 11. 10:41
반응형

친구랑 오전 9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역시나 둘 다 밍기적대다가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만났다.
이럴 거면 애초에 10시라고 했어야 했나 싶지만, 또 이런 게 익숙한 흐름이기도 하다.

엄궁동 맥도날드에서 가볍게 맥모닝이라도 먹고 출발하려고 갔는데,
이 동네 도로는 도대체가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 공사는 또 언제 끝나는 건지 볼 때마다 답답하다.


어찌저찌 출발해서 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말에 갔던 경로랑 거의 비슷하게 가게 됐다.
갔다 온 지 3일밖에 안 됐으니 벚꽃이 아직 조금은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건 너무 안일한 기대였다.

어림도 없었다.
분홍빛은 거의 다 사라졌고, 길가 분위기도 이미 푸릇푸릇한 쪽으로 많이 넘어가 있었다.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인데도 3일 전이랑 느낌 차이가 꽤 컸다.
그 짧은 사이에 계절이 한 단계 넘어간 것처럼 보여서, 괜히 조금 아쉽기도 했다. 벚꽃은 역시 타이밍이 전부다 싶다.

합천 입구쯤 와서는 친구랑 점심을 먹으려고 눈에 보이는 기사식당에 그냥 들어갔다.
메뉴판 보다가 정식이 있길래 별생각 없이 그걸 시켰고, 무난하게 한 끼 먹고 다시 모토라드로 출발했다.
이런 날은 굳이 뭘 찾아 먹지 않아도, 그냥 타이밍 맞는 데 들어가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도착한 카페 모토라드.
여전히 그때 그 자리, 그 분위기였다.
다만 주말에 왔을 때랑 비교하면 사람은 확실히 훨씬 적었다.
덕분에 조금 더 조용하게 앉아 있을 수는 있었는데, 이상하게 시간은 또 금방 갔다.

출발할 때만 해도 1시쯤 도착해서 대충 쉬다가 3시에 부산으로 출발하면 6시쯤엔 도착하겠지 싶었다.
근데 실제로는 도착하니 2시쯤이었고, 좀 쉬다 보니 금방 3시가 됐고, 출발 직전에 내비를 찍어보니 도착 예정 시간이 7시였다.

그제야 생각났다.
나만 쉬는 날이 아니었지 참...

그렇게 괜히 마음만 급해져서 다시 부산으로 출발했다.


같이 입문했던 친구랑 달리다 보니, 지나가는 길마다 예전 얘기가 계속 나왔다.
여기서는 무슨 일이 있었고, 저기서는 누가 뭘 했고, 그런 식으로 하나씩 기억이 튀어나왔다.
그때는 둘 다 쿼터 네이키드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지금은 또 이렇게 다른 바이크를 타고 같은 길을 달리고 있다는 게 묘했다.

모토라드 갔다가 돌아올 때 가끔 들르던 편의점에도 잠깐 섰다.
커피 한 잔 더 마시고 진짜 잠깐만 쉬었다 가자 했는데, 그런 말이 늘 그렇듯 결국 30분을 앉아 있게 된다.
그래도 이런 쉬는 시간이 또 있어야 장거리 느낌이 좀 난다.

여기서부터는 금방 가지, 하고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구포대교 지나서 친구랑 헤어지고, 백양터널 쪽 꽉꽉 막히는 길도 지나고, 어찌저찌 집에 도착하니 정말 내비에 찍힌 대로 7시쯤이었다.
혼자 갔을 때는 이 정도까진 안 걸렸던 것 같은데, 이날은 유독 오래 걸린 느낌이 남았다.

생각해보면 이유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
중간에 추억의 길이니 뭐니 하면서 일부러 조금 둘러가는 경로로 다닌 것도 있었고, 나는 보통 바이크 탈 때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쉬는 편인데 저 친구는 30분에 한 번꼴로 쉬는 스타일이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시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긴 했다.

그래서 마지막쯤엔
역시 혼자 타는 게 속 편한가
싶은 생각도 조금 들었다. 

속도는 많이 못 내도 연비가 잘 나오는 건 꽤 마음에 든다.

벚꽃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떨어져 있었고, 길은 좀 막혔고, 시간도 예상보다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입문 때부터 같이 탔던 친구랑 이런저런 기억 꺼내가며 달린 하루라 나쁘지 않았다.
봄은 거의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