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당일치기, 생각보다 더 빡빡했던 히타카츠 코스
한 2주 전쯤 갑자기 해외를 한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시간도 없고 돈도 애매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을 찾다 보니 결국 대마도로 정리됐다.
부산에서 히타카츠까지는 배로 1시간 반 남짓이라 당일치기도 가능하다고들 하는데, 막상 직접 다녀와보니 가능은 한데 진짜 여유롭진 않았다.

출발은 아침 8시 10분.
여행사에서는 최소 6시 45분까지는 도착하라고 해서, 전날부터 늦잠만 안 자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침부터 또 정신없었다.
하마터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이번에 탄 배는 니나호였는데, 평소에 흔들림이 좀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조금 긴장하긴 했다.
같이 간 친구는 멀미약에 귀에 붙이는 것까지 챙겨왔고, 나는 원래 멀미가 없는 편이라 그냥 버텨보기로 했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은 2층에 환전 가능한 ATM이 있고, 3층엔 약국도 있어서 출발 전에 필요한 건 대충 거기서 챙길 수 있었다.

7시 반쯤 승선하라고 안내방송이 나와서 출국심사 하고 면세점 구경하러 갔다.
생각보다 뭐 없는 느낌이다.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바로 탑승했다.

이번에 잡은 동선은 딱 세 군데였다.
와타즈미 신사, 미우다해변, 한국전망대.
당일치기면 욕심내봐야 괜히 이동만 하다 끝날 것 같아서, 제일 많이들 가는 쪽으로만 최소한으로 잡았다.

히타카츠 도착해서 렌터카를 받았다.
660cc 다이하츠 경차였는데, 일본은 운전석도 반대고 차선도 반대라 처음엔 조금 긴장됐다.
그래도 막상 출발하고 나니 생각보다 금방 적응됐다.
예전에 2018년에 한 번 패키지로 왔던 적이 있어서, 히타카츠 쪽 분위기가 완전히 낯설지는 않았다.
도로에 토마레 표시가 꽤 많고 신호등은 많지 않은 편이라, 처음 운전하는 사람은 그 부분을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가는 길에 예전에 봤던 편백나무 숲도 다시 지나갔다.
그때도 “여기 괜찮다” 싶었는데, 다시 봐도 좋았다.
대마도는 길이 넓고 시원하게 뚫려 있다기보다는, 좁고 굽은 길이 계속 이어지는 쪽에 가깝다.
버스라도 한 대 마주치면 꽉 찬 느낌이 들고, 오르막 내리막도 꽤 많아서 생각보다 운전이 편하진 않았다.


이렇게 운전하다보니 급 피로감이 몰려와서 근처 어촌마을 주차장에 차를 잠시 세웠다


근처에 로컬 느낌 나는 식당이 하나 보여서 가볼까 했더니 하필 문을 닫아놨더라.
그 와중에 친구는 속이 안 좋다고 해서, 근처 큰 마트에 한 번 들러 과자랑 음료, 담배 같은 것만 대충 샀다.
당일치기인데 밥도 제때 못 먹고 계속 움직이니까, 이런 식으로 중간중간 템포가 자꾸 끊겼다.


와타즈미 신사 쪽으로 들어갈 때는 주차가 좀 애매했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걷는데, 도착하기도 전에 바다 쪽 도리이들이 줄줄이 보이기 시작해서 그때부터 좀 기대가 올라갔다.


물이 완전히 빠진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높게 들어와 있는 상태도 아니라 사진 찍기엔 나쁘지 않았다.
저 문 같은게 5개로 되있었는데 일자로 쭉 이어져 있었다.




이번 대마도에서 제일 보고 싶었던 곳이 와타즈미 신사였는데, 거기 하나 보고 나니 일단 첫 목적지는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다음엔 다시 차로 1시간 넘게 달려서 미우다해변으로 갔다.
여긴 물색이 진짜 다 했다.
사진으로 많이 봤는데도 직접 보니까 색이 확실히 다르더라.







해변 위쪽으로 길이 하나 더 보여서 전망대 비슷한 곳인가 싶어 올라가봤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는 그냥 그랬다.


원래 마지막으로 한국전망대까지 가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차량 진입이 막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근처 밸류마트 쪽으로 빠져서 컵라면 네 개만 사고 바로 렌터카 반납하러 갔다.
렌터카는 받을 때 기름이 꽉 차 있었어서, 반납 전에 다시 가득 채워서 넣었다.
그때쯤 되니까 진짜 허기가 몰려왔다.
생각해보니 하루 종일 제대로 된 밥을 한 번도 못 먹었다.
렌터카 업체 직원분한테 혹시 근처 식당 있냐고 물어봤더니, 친절하게 태워다주시기까지 했다.
그렇게 내려서 가려는데 이번엔 휴대폰이 없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는데, 다행히 차 안에 두고 내린 거였고 직원분이 다시 찾아주셨다.
그날은 진짜 하나하나가 다 아슬아슬했다.
결국 밥은 또 제대로 못 먹고, 그냥 항구 쪽으로 걸어가면서 사진만 좀 찍었다.
히타카츠 자체는 크지 않아서 걸어 다닐 만은 한데, 당일치기로 움직이면 그렇게 여유 있게 볼 시간은 거의 안 난다.




복귀할 때 터미널에서는 또 한 번 기운이 빠졌다.
줄 서는 분위기가 진짜 정신없었다.
새치기하고, 밀치고, 침 뱉고, 그런 사람들이 계속 보여서 괜히 마지막에 기분이 좀 상했다.

그래도 배는 무사히 탔고, 니나호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았다.
그날은 바다가 많이 안 흔들려서 그런지 생각보다 버틸 만했다.
당일치기로 대마도, 그것도 히타카츠만 다녀오는 코스는 가능은 했다.
근데 직접 해보니까 다음에는 무조건 1박은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이즈하라 쪽까지도 보고, 식당도 좀 느긋하게 가고, 중간에 길 좋은 데서 한 번씩 쉬어갈 여유가 생길 것 같다.
그래도 부산에서 배 타고 1시간 반 정도면 닿는다는 건 확실히 매력 있다.
가격만 잘 맞으면 또 가게 될 것 같긴 하다.
다음엔 조금 덜 바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