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커브 타고 다녀온 운문댐 우중 모토캠핑
일요일 날씨가 별로라고 하긴 했는데, 예보를 보니 오후에 비 온다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냥 한 번 속아주기로 했다.
이번에 타고 갈 건 슈퍼커브110.

원래는 사이드박스 안에 넣고 가던 짐들인데, 막상 꺼내놓고 보면 저렇게 한 짐이 되어버린다.
캠핑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출발 전엔 분명 많지 않은 것 같은데 막상 바닥에 펼쳐놓으면 느낌이 확 달라진다.

이번에 850을 안 가져간 이유는 단순했다.
짐을 더 실을 수는 있겠는데, 뭔가 25000키로,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라 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커브로 가보기로 했다.

충전기는 하나뿐이라 일단 고프로에 먼저 꽂아놨는데, 여러 포트 달린 걸 다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삼량진 지나 밀양쯤에서 잠깐 세우고 쉬었다가 다시 출발했다.

날씨가 확실히 좋지는 않았다.
하늘도 애매했고,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다.
그래도 일단 본가까지는 잘 도착했고, 거기서 본격적인 캠핑짐을 더 싣고 다시 운문으로 향했다.

짐을 다시 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항상 “이 정도면 되겠지”에서 끝나질 않는다.


막상 도착해보니 내가 제일 늦을 줄 알았는데 세 번째 도착이었다.
부랴부랴 텐트부터 치고, 커피 한잔 마시면서 다른 텐트들 구경하러 다녔다.
캠핑장 가면 남의 텐트 한번씩 구경하는 건 거의 루틴이다.


대충 올 사람들은 다 온 것 같아서, 그다음부터는 가볍게 먹기 시작했다.



밥 먹다가 갑자기 두통이 꽤 세게 왔다.
더 놀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그 상태로 버티는 건 좀 아니겠다 싶어서 먼저 텐트로 들어가 잠들었다.
그날은 그냥 일찍 접는 게 맞았다.
새벽 5시쯤에는 갑자기 비가 엄청 쏟아져서 잠에서 깼다.
순간 좀 놀라서 밖 상태부터 신경 쓰였는데, 다행히 물 새는 데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시 잤다.



아침에 나와보니 텐트도 바이크도 전부 홀딱 젖어 있었다.
근데 솔직히 그 시간에 밖에 나와 있었어도 할 수 있는 건 없었을 것 같다.
그냥 비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부랴부랴 아침밥부터 먹고, 사진도 한 장 찍고, 각자 알아서 복귀하기 시작했다.
비 맞은 장비들 정리하는 건 늘 귀찮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더 버티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가는 길에도 또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결국 다시 홀딱 젖었다.
방수커버 씌우고 출발했어야 했는데 그걸 안 한 게 실수였다.
본가에 다시 들러 짐부터 내려놓고, 그다음엔 부산으로 다시 출발했다.

김해 들어오면서부터는 계속 비를 맞고 왔다.
막 퍼붓는 수준은 아니고 흩뿌리는 정도였는데, 달리다 보면 그런 비도 결국은 다 젖게 된다.
애매하게 오는 비가 오히려 더 귀찮다.

이번에 처음으로 슈퍼커브 타고 캠핑을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할 만했다.
850보다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주변 풍경 볼 여유도 있었고, 서스가 좀 엉망이라 강제로 쉬게 되는 타이밍도 생겨서 사진 찍을 틈도 있었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결과적으로는 잘 다녀왔다.
슈퍼커브 첫 우중 캠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