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국도 종점, 결국 당일치기로
이틀 연차를 붙여서 수목금토일까지 다 쉬게 됐다.
이 정도면 동해-서해-남해 한 바퀴 돌 타이밍인가 싶었는데, 하필 목금토가 전부 비였다.
요즘 날씨는 진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집에만 있긴 아쉬워서, 원래 계획은 아니었지만 일단 움직이기로 했다.
목표는 7번 국도 종점.
원래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출발하려고 했는데,
결국 눈 뜨니 9시였다.
거기다 전날 먹은 국밥이 잘못됐는지, 준비하는 동안 화장실만 들락날락해서 30분 정도를 더 날렸다.
출발부터 이미 깔끔한 스타트는 아니었다.
1차 목적지는 경주휴게소,
2차 목적지는 망양휴게소로 잡고 출발했다.


경주휴게소는 화장실도 갈 겸, 담배도 사고, 마실 것도 좀 살 겸 들렀다.
여긴 올 때마다 묘하게 고속도로에 들어온 느낌이 나서 좀 색다르다.
실제로 고속도로 바로 앞에 있어서 분위기 때문인지 쉬는 감각이 확실히 다르다.

한참 달리다가 포항 지나 있는 졸음쉼터에서도 잠깐 쉬었다.
5km 뒤에 휴게소가 있다고는 하는데,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그런 거 따질 여유가 없었다.
옆에 산불방지 관련 현수막도 걸려 있었는데, 강릉 산불 여파가 꽤 크긴 했나 보다.

그렇게 도착한 두 번째 목적지가 망양휴게소였다.
여기는 진짜 바다색이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도 한 번 둘러보고, 배도 고프니 뭘 좀 먹고 가야겠다 싶어서 식당으로 갔다.
근데 나온 비빔밥이…

이게 9천 원짜리 비빔밥이었다.
다음에 또 들리게 되면 그냥 라면 먹는 걸로.
여기서 한 번 고민했다.
이쯤에서 돌아갈까, 강릉까지만 찍을까, 아니면 끝까지 갈까.
근데 또 여기까지 와놓고 멈추기엔 애매해서, 일단 그냥 더 가보기로 했다.

7번 국도는 중간에 전용도로 구간 때문에 계속 직진이 안 되고 우회해서 가야 하는 구간들이 있다.
해안도로 쪽으로 돌지, 아니면 산 쪽으로 갈지.
가는 동안 가로등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화재 피해 복구 때문인지 여기저기 공사 중인 느낌도 있었다.
길 상태 자체보다도, 왜 이런 길로 돌려서 보내는지 이해가 안 되는 구간들이 있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해 지기 전에는 도착했다.
도착해서 사진 찍고 있으니까 근처 검문소 쪽 군인들이 계속 쳐다보고 있어서, 괜히 오래 있긴 좀 애매했다.
그래서 진짜 필요한 사진만 후딱 찍고 바로 빠졌다.
어쨌든 입문할 때부터 한 번 찍어보고 싶었던 7번 국도 종점은 완료.
그 하나는 분명히 속 시원했다.
이제 내려가다가 피곤하면 어디서 좀 자고 가야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비를 찍어봤는데

그 순간부터는 그냥
“아, 이건 중간에 어디 한 번은 들어가야겠다”
싶었다.
시간도 없고 일단 출발은 해야 하니까, 사 왔던 마실 거나 좀 마시고 바로 다시 움직였다.

가다가 또 다른 종점 표지판이 하나 보여서, 신호 걸린 김에 그것도 후다닥 한 장 찍었다.
이런 건 괜히 놓치기 싫다.
문제는 복귀길이었다.
한 300km 정도를 제대로 한 번도 못 쉬었다.
휴게소는 다 문 닫았고, 졸음쉼터는 안 보였고, 가다 보니 전용도로 때문에 밤에 산길 타고 있고, 멈춰서 쉬고 싶어도 고라니라도 튀어나올까 싶어서 그냥 못 서겠고.
결국 “좀만 더 가면 뭐라도 나오겠지” 하면서 계속 달렸는데, 그게 약 300km였다.
돌아오는 길 첫 휴식이자 마지막 휴식이 그 뒤에야 나왔다.
도착 예정시간이 새벽 4시 50분이었는데 실제로는 밤 12시 45분에 도착했다는 점이다.
물론 나도 빠르게 오긴 했지만, 나를 우습게 볼 정도로 말도 안 되게 추월해서 가는 차들도 진짜 많았다.
특히 밤에는 진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근데 이게 진짜 되긴 되네.
당일치기로.
솔직히 한 번 해봤다는 것에 의미는 있었는데, 다음엔 이렇게 안 할 것 같다.
다음번엔 최소 1박이나 2박으로 잡고, 중간중간 쉬고, 여기저기 좀 둘러보면서 제대로 보고 와야겠다.
이번엔 종점을 찍고 왔고, 다음에는 길까지 같이 보고 오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