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드라이브

산청에서 하룻밤, 지안재 찍고 모토라드까지

레스트드롭 2022. 5. 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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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은 원래도 즉흥적인 편인데, 이번엔 그게 좀 더 심했다.
산청에 빈집이 있다, 지리산도 한번 가보자, 말 나온 김에 이번 주에 바로 가자.
얘기가 그렇게 흘러가더니 결국 진짜 가게 됐다.


약속 시간은 14일 낮 12시, 김해시청이었다.
근데 역시나 12시가 넘어도 아무도 제대로 도착해 있지 않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쯤 되면 이 팀은 시간 맞춰 움직이는 쪽보다는, 일단 모이면 출발하는 쪽에 더 가깝다.

원래는 국밥 한 그릇 먹고 든든하게 출발하려고 했는데,
막상 모이고 보니 날이 너무 더웠다.
그래서 메뉴는 바로 밀면으로 변경.
시원하게 한 끼 해결하고 나서 그대로 산청 쪽으로 출발했다.


중간에 주유소에서 기름 넣다가 문제가 하나 생겨서,
김해에서 창원까지는 나 혼자 먼저 가게 됐다.
같이 출발한 투어인데 초반부터 이렇게 갈라지니 조금 애매하긴 했지만, 어차피 크게 복잡한 길은 아니라서 일단 먼저 움직였다

마산대학교 앞 편의점에서 잠깐 쉬고 다시 산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재밌는 상황도 꽤 있었는데, 액션캠 영상 빼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아마 다 날아갔을 것 같다.
이럴 때 보면 꼭 재밌었던 날일수록 기록이 안 남는다.


산청에 도착해서는 식자재마트에 먼저 들러 저녁에 먹을 것부터 샀다.
근데 막상 사놓고 보니 짐이 꽤 많았다.
이걸 어떻게 옮기냐, 멀티가 세 대인데 어떻게든 되지 않겠냐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마트에서 배달을 해주신다고 해서 한숨 돌렸다.
그 순간은 진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배달차랑 같이 숙소로 이동해서 짐만 대충 던져놓고,
이번엔 바로 지안재로 향했다.
산청 쪽으로 가면 한 번씩 이름 나오는 길이라 그냥 지나치긴 아쉬운 곳이었다.


직접 가보니 지안재는 역시 지안재였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랑,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워낙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이라 사진으로도 눈에 잘 들어오는데, 실제로 보면 훨씬 더 구불구불하다.
차로 지나갈 때보다 바이크로 보면 길의 형태가 더 또렷하게 느껴지는 편이라, 사진 찍으러 일부러 들르는 사람도 많은 편이다.

다행히 아무도 안 다치고 숙소로 무사히 복귀했다.
그때부터는 긴장도 좀 풀리고, 그대로 놀고먹고 떠들다가 잠들었다.
박투어는 결국 저녁 분위기가 절반 이상인 것 같다.
낮에 어디를 얼마나 봤느냐보다, 밤에 얼마나 편하게 쉬고 놀았느냐가 더 오래 남는다.


다음 날 아침에는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가는 길에 카페 모토라드를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합천 쪽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워낙 많이들 들르는 곳이라, 산청이나 지리산 근처에서 복귀할 때 한 번 묶어서 가기 괜찮은 코스다.

한 시쯤 도착해서 스무디 한 잔씩 마시면서 한참 앉아 있었다.
모토라드 오는 길에 있었던 일도 얘기하고, 캠핑은 언제쯤 다시 갈 건지 같은 얘기도 하고, 그렇게 별거 아닌 이야기들 하다 보니 시간은 또 금방 갔다.
결국 두 시 반쯤이었는지 세 시쯤이었는지, 그쯤 각자 알아서 복귀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투어는 전체적으로 크게 꼬이지 않아서 그게 제일 다행이었다.
날씨도 아주 나쁘진 않았고, 일정도 완전히 엎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아무도 안 다치고 끝난 게 제일 컸다.
이제는 한낮엔 확실히 덥고, 슬슬 바이크 타기 애매한 계절이 오는 것 같긴 한데, 그만큼 또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시기가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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