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라이더카페

우연히 지나친 메타세쿼이아 길, 그리고 촌티카페와 돈키호테1988

레스트드롭 2022. 1. 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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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10시쯤 느긋하게 눈을 떴다.
막상 일어나서 밖을 보니 날씨가 완전히 봄 같았다.
이 정도면 안 나가는 게 더 이상한 날씨라, 결국 또 자연스럽게 준비해서 밖으로 나가게 됐다.


친구를 만나 점심이나 같이 먹으러 갈 생각이었는데, 이미 밥을 먹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결국 혼자 밥부터 해결하고, 이후엔 어디로 갈지 이야기하다가 촌티카페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는 길을 잘못 들어서 예상하지 못한 곳을 지나게 됐다.
근데 그게 오히려 괜찮았다.
우연히 들어선 길이 메타세쿼이아 길이었는데, 예전부터 한 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 결국 못 갔던 곳이었다.
그걸 이렇게 별생각 없이 지나가게 될 줄은 몰랐다.

막상 가보니 확실히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도 나쁘진 않았지만, 여름이나 가을쯤 오면 훨씬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멈춰서 구경도 하고 쉬었다가, 다음엔 이 길만 보러 다시 와도 괜찮겠다는 얘기를 하면서 다시 출발했다.


그렇게 도착한 촌티카페.
여기는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붙어 있는 카페라 그런지, 스내칭이나 공회전 같은 소음 관련 부분은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가 따로 적혀 있었다.
라이더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그런 부분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 같았다.

먼저 와 있던 지인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두 명이 더 온다고 해서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단체 투어처럼 분위기가 커졌다.
처음엔 그냥 둘이 조용히 다녀올 줄 알았는데, 이런 날은 꼭 사람이 하나둘 더 붙으면서 흐름이 바뀐다.

다른 지인들한테 촌티카페 간다고 했더니,
다들 하나같이 크로플은 꼭 먹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주문해봤는데, 왜 그렇게들 말했는지 금방 알 것 같았다.

진짜 맛있었다.
저건 그냥 한 번 먹고 끝낼 메뉴가 아니었다.
오히려 저 크로플 때문에라도 여기 한 번 더 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 있다가 바로 헤어지기엔 조금 아쉬워서,
이번엔 돈키호테1988로 가서 커피 한 잔 더 하기로 했다.
이날은 한 군데만 들렀다 가기엔 계속 아쉬운 날이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거의 다 떨어진 뒤였다.
낮에 다니던 분위기랑은 또 다르게, 저녁이 되니 조금 더 차분한 느낌이 있었다.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고,
그냥 벽에 걸려 있는 사진들 구경하면서 하하호호 이야기 좀 하다가 그 자리에서 각자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딱히 특별한 걸 하진 않았는데도, 마지막까지 분위기가 괜찮았던 날이었다.


돌아보면 이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된 드라이브는 아니었다.
근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정해둔 목적지 하나만 찍고 오는 날보다, 이렇게 중간에 길도 틀리고 사람도 더 붙고 장소도 하나씩 더 늘어나는 날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런 부분은 정말,
무계획이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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