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돌아보며, 바이크와 함께 지나간 시간들
사진 찍어둔 걸 월별로 한 번 정리해보고 싶었다.
지금 다시 꺼내보니, 그때는 그냥 지나간 하루들이었는데 막상 모아놓고 보니 2021년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일이 있었던 해였다.
바이크를 타고 돌아다닌 거리도 꽤 됐고, 중간중간 손본 것도 많았고, 처음 겪어본 일들도 꽤 많았다.
2021년 1월

그때는 아직 기변하기 전이었다.
친구랑 같이 황령산 주차장까지 올라갔는데, 둘 다 거의 다 죽어가던 125cc였던 탓에 올라가는 내내 꽤 힘들었던 걸로 기억난다.
로드윈 125랑 비본 125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상태로 올라간 것만 해도 용했다 싶다.
그 즈음에는 배터리 교환, 헤드 오버홀, 앞쇼바 오버홀, 뒷쇼바 교체처럼 손볼 것도 많았고, 바이크 상태를 유지하는 데 꽤 신경을 썼던 시기였다.
월말에는 체인 교환하는 김에 대·소기어랑 타이어도 한꺼번에 갈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너무 추워서 어디 멀리 돌아다닐 생각은 거의 못 했던 것 같다.



2021년 02월

2월에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면허시험을 보러 갔다가 한 번에 합격했고, 며칠 뒤 토요일에 매물이나 한번 보자고 나갔다가 결국 BMW G310R을 데려오게 됐다.
원래는 그냥 구경 정도만 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보니 BMW 마크에 마음이 너무 쉽게 흔들렸다.
그날은 친구 차를 타고 움직였어서 시스템 헬멧도 하나 저렴하게 같이 사서 돌아왔고, 그때만 해도 앞으로 이렇게 오래 타게 될 줄은 몰랐다.

한겨울인데도 발목 다 드러내고 타고 다녔다는 걸 보면, 지금 생각해도 좀 무모했던 것 같다.
2021년 04월
3월 사진은 아예 없었다.
아마 너무 평범하게 지나갔거나, 사진 찍을 만큼 어딜 안 돌아다녔던 모양이다.
대신 4월부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액션캠 테스트를 해보겠다고 간절곶에 갔었는데, 그때는 아래에 주차장이 따로 있다는 것도 모르고 엉뚱한 데 세워두고 혼자 바람 쐬며 조금 걷다가 돌아왔었다.


그 뒤에는 포항 가는 길도 한 번 다녀왔는데, 늘 움직여봐야 김해나 울산 정도였던 내가 그때는 처음으로 조금 더 멀리 가봤던 날이었다.
중간에 소나기도 맞아서 엉망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장거리라고 부를 만한 거리를 처음 달려봤다는 점에서 꽤 뿌듯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 즈음에는 마창대교 아래 귀산동에도 처음 가봤고, 예전에 타던 로드윈은 친구가 타고 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4월은 “처음”이라는 말이 꽤 많이 붙는 달이었다.
2021년 5월

5월에는 바이크로 처음 환경검사도 받아봤다.
자동차로는 해본 적이 있었지만, 바이크로 받는 건 또 느낌이 달랐다.
큰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것도 결국 바이크 생활의 일부였던 것 같다.
2021년 06월

6월에는 친구 바이크 거래를 도와주느라 닌자400을 대신 탁송하듯 움직이게 됐다.
면허도 없이 일단 바이크부터 산 친구 덕분에, 내가 친구 집까지 바이크를 타고 가서 주차해두고, 다시 친구 차를 타고 서면까지 가서 거래를 하고, 거래한 바이크는 내가 다시 타고 친구 집까지 갖다놓는 식으로 하루를 썼다.
지금 생각해도 꽤 웃긴 구조인데, 어쨌든 그렇게 데려온 닌자400은 그 친구가 아직도 잘 타고 있다고 하니 괜히 반갑다.
2021년 9월
7월과 8월은 사진이 아예 없었다.
아마 더워서 어디 나가면 사진 찍을 생각은 못 하고 에어컨 있는 곳부터 찾느라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9월이 되면서 다시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1월에 비본 타던 친구가 MT-03으로 기변했다고 해서 번호판 달고 바로 귀산동에 갔던 사진도 있었고, 재난지원금으로 샀던 롱부츠도 이때 들였다.
1월에 비본 타던 친구가 MT-03으로 기변했다고 해서 번호판 달고 바로 귀산동에 갔던 사진도 있었고, 재난지원금으로 샀던 롱부츠도 이때 들였다.

그 부츠가 나중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9월에는 처음으로 모토라드도 가봤다.
원래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MT-03 타던 친구가 꼭 자기랑 같이 가자고 해서 오히려 늦게 가게 됐던 곳이었다.
왜 사람들이 거길 한 번쯤 가봐야 한다고 하는지 그때 알게 됐다.

그 즈음부터 휴대폰 카메라도 초점을 잘 못 잡기 시작했고, 용산회덮밥 먹으러 갔다가 경주 299카페까지 이어졌던 날도 있었다





마당에 리터급이 잔뜩 서 있어서 쿼터급이던 우리는 괜히 안으로 들어가기 민망해 밖에 세워뒀던 기억도 난다
2021년 10월


10월에는 모캠을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급하게 사서 떠났던 캠핑이 있었다.
두 번째 캠핑이었는데도 여전히 부족하고 모자란 게 많았다


그걸 계기로 대구공돌도 달고, 와일드맨 가방도 달고, 그때부터 소소한 튜닝에 슬슬 눈을 뜨기 시작했다.

송정 가는 길에 잠깐 들렀던 해월정은 예전에 비해 사람이 확실히 줄어 있었고,

10월쯤에는 돈키호테1988에도 처음 가봤다.
그때 이후로는 거의 매주 가다시피 했으니, 시작은 그때였던 셈이다.
2021년 11월

올해는 겨울이 좀 늦으려나” 싶어서 11월인데도 메쉬 자켓 입고 다녔을 정도였다.

리어타이어가 많이 마모되서 결국 교환!
피렐리.. 뭐였는데 기억이 안난다

일행들이랑 주차하고 잠시 쉬는시간에 찍은 사진
이 날도 아마 귀산동 갔다가 복귀하는 길이었던듯 하다

리어타이어도 많이 닳아서 교체했고, 알리에서 산 레버도 달아봤다.
순정 클러치가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바꿔본 건데, 유격 조절은 제대로 못 했고 스위치 뭉치에 간섭도 있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탔었다.

머플러도 짭크라로 바꿨다. 그 과정에서 순정 머플러를 수거하러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맡겼는데, 다음 날 번개장터에 중고로 올라온 걸 보고 좀 황당했던 기억도 있다

아마 이사진 돈키호테에 걸려있을듯 하다

모토라드 가는 길에는 사일런서가 날아가버렸고, 이틀 뒤 구변검사 일정이 잡혀 있어서 급하게 다시 구했었다.


해운대 검사소에서 구조변경 검사도 받았는데, 94~95dB 정도로 통과했다.
그런데 그것도 끝이 아니었다.

김해 다녀오는 길에 또 너무 시끄럽길래 보니, 사일런서가 또 빠져 있었다.
그래도 이럴 줄 알고 하나 더 사둔 게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11월 말에는 봉하마을도 다녀왔고, 그 다음날 사고도 있었다.


다행히 롱부츠 덕에 발은 멀쩡했고, 엑스레이 상으로도 이상은 없었다.
지금 돌아보면 11월은 손보고, 달고, 검사받고, 사고까지 꽤 진했던 달이었다.
2021년 12월

12월은 이상하게 유독 따뜻한 날이 많았다.
송정해수욕장 컴포즈 앞 사진을 보면 그날도 바이크 타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출퇴근용으로 슈퍼커브도 들여왔고, 들여온 김에 또 소소한 튜닝 하나를 더 했다.


귀산동 갔다가 콰이강의 다리, 다대포까지 이어졌던 날도 있었는데, 그날은 집에서 나온 지 14시간 만에 들어갔던 걸로 기억난다.



김해 이너플레이스에 친구 만나러 커피 마시러 갔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들어온 날도 있었고, “잠깐 나갔다 올게” 하면서 슈퍼커브 타고 장갑도 안 챙긴 채 나갔다가 오후 2시에 나와 새벽 2시에 들어온 날도 있었다.


연말에는 최근에 산 AGV 헬멧이랑 기존에 쓰던 홍진 CS-R3를 같이 놓고 찍은 사진도 있었는데, CS-R3는 결국 풀페가 없는 지인에게 나눔해줬다.
그렇게 12월까지 지나고 나니 한 해가 정말 다 갔다는 게 실감났다.
그렇게 지나간 2021년
1만 7천km일 때 데려왔던 G310R이 어느새 2만 8천km가 되어 있었다.
그만큼 많이 돌아다녔고, 또 그만큼 이것저것 겪었다는 뜻일 거다.
아직은 큰 속썩임 없이 잘 타고 있었지만, 역시 문제라면 모토라드 공임비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지금 다시 돌아보면, 2021년은 확실히 “처음 해본 것”이 정말 많았던 해였다.
처음 기변했고, 처음 장거리도 갔고, 처음 구조변경도 해봤고, 처음 사고도 겪었고, 모캠도 해봤고, 슈퍼커브까지 들였다.
그래서 더 엉성했고 더 정신없었지만, 그만큼 더 기억에 남는 해였다.
내년에도 별일 없이, 아무 사고 없이, 그렇게 또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