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드라이브

잠깐 나가려다 을숙도공원 찍고 다대포까지 간 날

레스트드롭 2021. 12. 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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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바람이나 쐬러 커브 타고 나가자는 말에 가볍게 나왔는데,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지나고 보니 또 하루를 길게 써버린 날이었다.


김해 이너플레이스

처음 간 곳은 김해 이너플레이스.
도착하자마자 든 생각은 하나였다.
원래 여기 이렇게 바이크가 많이 오는 곳이었나?

생각보다 훨씬 많은 바이크가 모여 있었고, 분위기도 꽤 북적였다.
실내는 식물이나 소품 같은 걸로 잘 꾸며놔서 보기 좋았는데, 정작 그런 사진은 하나도 안 찍었다.
막상 안에 들어가면 구경하느라 놓치는 게 꼭 생긴다.
그리고 그날은 괜히 더 그런 날이었다.
주변에 서 있는 바이크들도 보니 가격대가 꽤 높은 모델들이 많아서, ‘이 정도로 많이 모인 걸 내가 또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해가 슬슬 지기 시작하니까 다른 팀들은 하나둘 복귀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는 반대로 사람이 더 붙었다.
보통 이쯤 되면 줄어야 정상인데, 왜 우리는 한 명씩 계속 늘어나는 건지 모르겠다.
거기다 너무 오래 앉아 있다 보니 슬슬 사장님 눈치도 보이기 시작했다.


슈퍼커브110, R3, msx-125, MT03 2대, 닌자 400, NC750, 아프릴리아 RS4
텐덤중인 친구가 내려서 후다닥 찍은사진

이날 모였던 바이크들도 꽤 다양했다.
슈퍼커브110, R3, MSX-125, MT-03 두 대, 닌자 400, NC750, 아프릴리아 RS4.
텐덤 중이던 친구가 잠깐 내려서 사진도 하나 남겼는데, 막상 이렇게 줄 세워놓고 보니 생각보다 더 재밌는 조합이었다.

원래는 이 상태로 그냥 뒷고기나 먹고 해산할 줄 알았다.
근데 또 그렇게 끝날 리가 없었다.
갑자기 을숙도로 가자는 얘기가 나왔고, 그렇게 또 목적지가 하나 추가됐다.


을숙도공원

을숙도공원 주차장

처음엔 금방 들어갔다 나올 줄 알았다.
그래서 장갑도 안 챙기고 그냥 따라 나섰는데, 그게 꽤 큰 실수였다.

을숙도공원 주차장까지 가는 길도 그리 편하진 않았다.
특히 원동기로 김해공항 앞 도로를 타고 지나가는 건 정말 다시는 못할 짓 같았다ㅋㅋㅋ
내가 타는 입장에서도 속이 터지는데, 뒤에서 따라오는 차들은 또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막상 도착해서는 그냥 잠깐 보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서로 바이크를 바꿔 타보고 주차장을 한 바퀴씩 돌아보는 식으로 시간이 계속 늘어났다.
그렇게 있다 보니 거의 한 시간에서 두 시간 가까이 있었던 것 같다.
이쯤 되면 원래 계획이 뭐였는지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또 다대포

다대포해수욕장

그렇게 을숙도를 찍고 난 뒤에는 또 다대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전날 왔던 곳을 하루 만에 다시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어쩌다 보니 또 오게 됐다.
심지어 이번엔 바이크가 여덟 대였다.

다대포에 도착해서는 편의점 가서 따뜻한 음료 하나씩 마시고, 또 한참 서서 수다를 떨었다.
이제는 진짜 집에 가야지 싶어서 슬슬 준비하고 있는데, 왜 또 그 타이밍에 바이크가 더 오는 건지 모르겠다.

에이프100, CRF250, R1200GS 한대씩 추가요

에이프100, CRF250, R1200GS까지 한 대씩 더 추가.
그중에는 괜히 한 번 더 눈이 가는 바이크도 있었고, 솔직히 드림카라고 할 만한 모델도 있어서 발길이 쉽게 안 떨어졌다.
결국 그 자리에서 또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떨면서 얘기하다가 겨우 집으로 출발했다.


장갑도 없고, 폰 배터리도 없고


가는 도중에는 휴대폰 배터리까지 나가버렸다.
부산역 근처에서 완전히 꺼졌는데, 그 뒤로는 내비도 없이 기억나는 길 따라 대충 집 쪽으로 내려와야 했다.

부산역 근처에서 폰밧데리가 나가버렸다

그것도 힘들었는데, 장갑 없이 달리는 건 진짜 죽을 맛이었다.
낮에는 몰라도 밤공기 맞으면서 오래 달리니까 손이 너무 시렸다. 처음 나올 땐 그렇게까지 길어질 줄 몰랐으니 장갑을 안 챙긴 건데, 결과적으로는 그게 꽤 크게 남았다.

그날을 지나고 나니 확실히 하나 느껴졌다.
커브는 역시 동네 주변이나 가까운 거리 위주로 타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점.
쿼터급으로 200km 넘게 탔던 것보다, 이날 커브로 돌아다닌 게 더 힘들게 느껴졌다.

결국 “잠깐 바람이나 쐬자”로 시작해서
이너플레이스 들렀다가, 을숙도공원 갔다가, 다대포까지 찍고,
장갑도 없이 떨면서 복귀한 날이 되어버렸다.

이번 주말은 진짜 집에서 쉬면서 세차나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또 막상 날씨 좋으면 나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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