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1988, 삼량진역 근처에서
라이더카페를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예전에는 못 봤던 곳 같아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삼량진역 근처에 있는 돈키호테 1988이라는 곳이었는데, 이름도 조금 특이했고 사진으로 봤을 때 분위기도 나쁘지 않아 보여서 가볍게 다녀오기에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오후에 가서 그런지, 가는 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통행량이 꽤 적은 편이었다.
덕분에 막히는 구간 없이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고, 오랜만에 조금 여유로운 느낌으로 달릴 수 있었다.
이런 날은 목적지보다 가는 길 자체가 더 기분 좋게 느껴질 때가 있다.


도착해서 보니 바이크 네 대가 전부 순정 배기였다.
요즘은 어딜 가도 머플러 소리부터 강한 바이크들이 눈에 띄기 쉬운데, 이렇게 순정 배기 네 대가 나란히 서 있는 걸 보니 괜히 반갑고 묘하게 정돈된 느낌도 있었다.
실내 한쪽 벽에는 사진이 가득 걸려 있었다.
카페를 다녀간 사람들 사진인지, 사장님이 직접 찍은 사진들인지 한참 보게 되더라.
이런 걸 보면 자주 오면 나도 패닝샷 하나쯤은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 한잔 마시고 슬슬 집에 가려고 하던 참에, 사장님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셨다.
출발 직전에 그런 말씀을 들으니 괜히 살짝 설레기도 했다.
인물 사진도 몇 장 찍고, 바이크 사진도 몇 장 찍고, 그렇게 예상보다 조금 더 오래 머물게 됐다.
아쉽게도 패닝샷은 없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사진 몇 장 남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기분 좋게 놀다가 다시 집으로 향했다.
삼량진에서 김해 쪽으로 다리를 건너오고 있었는데, 앞에 가던 화물차 상태가 뭔가 좀 이상해 보여서 일부러 거리를 두고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펑!
순간적으로 뭔가 튀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고, 그대로 놀라서 더 거리를 벌렸다.
뭘 밟고 튄 건지, 판스프링 같은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 짧은 순간이 꽤 강하게 남았다.
괜히 안전거리를 두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한 순간이었다.

별일 없이 지나가긴 했지만, 이런 건 정말 한순간이라 더 무섭다.
그날 이후로도 화물차 뒤를 따라갈 때면 괜히 한 번 더 거리를 보게 되는 걸 보면, 짧아도 꽤 강하게 남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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