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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4일차 - 간사이공항에서 부산 복귀까지

레스트드롭 2026. 1. 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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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시작한 마지막 날


오사카 여행 4일차, 이제는 부산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
점심 전까지는 딱히 할 것도 없었고, 전날 워낙 많이 걷기도 해서 그냥 푹 쉬기로 했다.
마지막 날이라고 굳이 무리해서 어딘가를 더 돌아다니기보다는, 느긋하게 몸을 쉬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여행 마지막 날은 늘 애매하다.
시간이 남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뭘 새롭게 하기엔 마음이 조금 붕 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처음 느껴본 지진


푹 자고 일어나 씻고 머리까지 말리고 있는데, 갑자기 TV에 지진 경보가 떴다.
오사카는 진도 2~3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 가만히 있으니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아주 크게 흔들린 건 아니었지만, 분명히 “아, 지금 흔들리고 있구나” 싶은 감각이 있었다.

살면서 지진을 이렇게 직접 느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신기하다고 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얼떨떨했다고 해야 할지.
여행 와서 이런 걸 겪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세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묘하게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좋아하는 규동 한 그릇, 그리고 복귀 준비

점심으로는 좋아하는 규동을 먹었다.
여행 마지막 날에 먹는 밥은 늘 조금 이상하다.
분명 그냥 한 끼일 뿐인데, 이제 진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같이 들어서 괜히 더 아쉽게 느껴진다.
그렇게 밥을 먹고 나니 본격적으로 공항으로 향해야 할 시간이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혼자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이 조금 쓸쓸했다.
같이 여행할 때는 몰랐는데, 막상 혼자 공항 가는 전철을 타려니 순간적으로 여행이 정말 끝났다는 게 실감났다.

공항 가는 전철에서 또 한 번 식은땀


공항으로 가는 길은 은근히 긴장됐다.
‘이거 맞나? 저거 맞나?’ 하면서 계속 확인하게 됐고, 처음 가는 길도 아닌데 괜히 걱정이 됐다.
그래도 어찌저찌 잘 타고 가고 있었는데, 거의 링쿠타운역 바로 앞에서 안내 방송이 나왔다.
1~4호차는 공항으로 가고, 5~8호차는 다른 곳으로 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나는 7호차에 타고 있었다.
순간 “어?” 싶어서 후다닥 4호차 쪽으로 옮겨탔다.
진짜로 조금만 늦었으면 엉뚱한 데로 갈 뻔했다.
생각해보니 어쩐지 외국인이 한 명도 없더라.
괜히 이상하다 싶었던 느낌이 틀리지 않았던 셈이다.

이런 자잘한 변수도 여행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걸 다시 느꼈다.


역시 만들어두길 잘한 교통카드


이번 여행에서는 교통카드도 하나 만들었다.
그전까지는 계속 동전 들고 다니면서 표 사고, 계산하고, 잔돈 챙기고 했는데 이번에 써보니 확실히 훨씬 편했다.

잔액이 480엔 정도 남아 있길래, 다음 여행 때까지 묵혀두기도 애매해서 자판기에서 음료 두 개를 뽑아 마셨다.
그렇게 하고 나니 지금은 60엔 정도 남아 있다.
이 정도면 거의 깔끔하게 잘 쓴 셈이다.

교통카드가 없었으면 이번에도 또 동전 짤랑거리면서 부산까지 돌아왔을 생각을 하니,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하게 챙긴 마지막 쇼핑


면세점에서는 담배 한 보루만 사고, 술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괜히 욕심내서 이것저것 사면 짐만 무거워지기도 하고, 이번에는 그렇게까지 많이 살 생각은 없었다.

대신 히요코만쥬, 말차 쿠키, 말차 카스테라 이렇게 세 가지를 사고, 전부 가방에 잘 쑤셔 넣었다.
그나마 가져온 짐도 많지 않았고, 현지에서 따로 크게 산 것도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여행 갈 때 짐을 너무 많이 안 챙겨가면 돌아올 때 이런 면에서는 확실히 편하다.

공항에서의 대기, 그리고 부산으로


공항에서는 두 시간 정도 기다렸다.
그 시간 동안 공항 와이파이로 넷플릭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무난하게 비행기를 타고 잘 복귀했다.

오사카 출발할 때와 거의 비슷한 경로로 돌아오는 거였는데, 이상하게 집에 오는 길은 갈 때보다 훨씬 힘들게 느껴졌다.
여행 갈 때는 같은 이동도 설렘이 있어서 가볍게 느껴지는데, 돌아오는 길은 몸도 마음도 확실히 다르다.
특히 마지막 날은 이미 여행의 여운이 시작된 상태라 더 그런 것 같다.

4일 동안 정말 많이 걸었다


이번 여행에서 얼마나 걸었나 싶어 보니, 진짜 한 달 동안 걸어다닐 거를 4일 동안 몰아서 걸은 느낌이었다.
하루하루 돌아다닐 때는 그냥 많이 걷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다 합쳐놓고 보니 꽤 대단했다.

이 정도면 살이 좀 빠졌으려나 싶지만, 현실은 1도 줄지 않았다.
그래도 뭐, 적어도 찌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먹을 것도 다 먹고 술도 마실 만큼 마셨으니, 오히려 안 찐 게 신기한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다음 여행은 다시 바이크로


오사카 여행은 이렇게 끝났지만, 벌써 다음 여행 생각도 조금씩 하게 된다.

다음에는 다시 바이크를 가지고 갈 생각이다.
큐슈를 반 바퀴 돌게 될지, 예전에 갔던 것과 비슷한 경로로 시코쿠를 한 번 더 가게 될지, 아니면 오사카 주변의 소도시들을 천천히 돌아보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선택지는 여러 개라서 오히려 더 고민되는 상태다.

아마 4월 말이나 5월, 골든위크가 지나고 나서 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은 천천히 생각해보려 한다.
이번 여행이 도시를 걷고 먹고 마시는 여행이었다면, 다음 여행은 다시 바이크 타고 달리는 여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생각만 해도 벌써 조금 기대된다.


끝나서 더 아쉬운 여행


그렇게 오사카에서의 4일이 끝났다.
길게 보면 짧고, 짧게 보면 또 꽤 많은 걸 했던 시간이었다.
많이 걷고, 많이 먹고, 많이 마셨고, 교토도 다녀오고, 마지막 날엔 지진까지 느껴봤다.

여행은 늘 끝날 때가 제일 아쉽다.
특히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는 길의 그 쓸쓸한 분위기는 몇 번을 겪어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래도 그런 아쉬움이 남아 있어야 또 다음 여행을 기다리게 되는 거겠지.

이번 오사카 여행도 그렇게 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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