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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2일차 - 도톤보리와 덴노지를 돌아본 날

레스트드롭 2026. 1. 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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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시작한 무계획의 하루


밍기적거리며 일어난 오사카 2일차.
둘 다 별다른 계획 없이 온 여행이라, 아침부터 “오늘은 어디 가지?” 하는 얘기부터 시작했다.
이런 무계획 여행이 익숙하긴 하지만, 막상 당일이 되면 또 어딜 가야 하나 잠깐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오사카에 왔으면 한 번쯤은 가봐야 할 것 같은 도톤보리로 향하기로 했다.

그런데 도톤보리만 가기에는 조금 심심할 것 같아서, 가는 김에 근처에 있는 덴노지도 같이 들러보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은 있었고, 여행에서는 이런 식으로 동선을 즉흥적으로 붙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덴노지, 생각보다 오래 머물 곳은 아니었던

전철을 타고 약 30분 정도 이동하니 덴노지에 도착했다.
막상 가보니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한적했고, 전체적으로는 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 공원 같은 느낌에 가까웠다.
주변에 동물원도 있고, 아이스링크장도 있고, 이것저것 시설은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묘하게 “여기서 오래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산책 삼아 잠깐 둘러보기에는 괜찮았지만, 굳이 여기서 많은 시간을 쓸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볍게 보고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여행하다 보면 이런 곳들이 있다.
나쁘진 않은데, 내 여행 스타일과는 조금 결이 안 맞는 곳.


줄이 너무 길었던 쓰텐카쿠

덴노지 바로 앞쪽에는 쓰텐카쿠 전망대가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올라가볼까 싶기도 했는데, 막상 보니 줄이 꽤 길었다.
전망 자체는 궁금했지만, 기다리는 데 시간을 쓰고 싶지는 않아서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때 한 번 가보면 되지 싶었다.
여행에서는 모든 걸 다 해보겠다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편이 오히려 편하다.
이번에 안 본 건 다음 여행의 이유가 되기도 하니까.

푸딩 하나에 이해해버린 이유


가볍게 아점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할 겸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들어가고 나서 보니 흡연이 가능한 곳이었다.
일본에서는 이런 식으로 아직도 흡연 가능한 가게가 꽤 많은 것 같아서,
갈 때마다 조금 신기하다.
거기서 푸딩도 하나 시켜봤다.
예전에 어떤 유튜버가 푸딩을 그렇게 좋아하길래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저럴까’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냥 디저트 하나 먹은 건데 괜히 만족도가 높았다.
이런 사소한 한 입이 여행 중에는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좀 신기했던 건, 가게 밖에 분명히 흡연 가능하다고 붙어 있었는데도 비흡연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 앉아서 수다 떨고 놀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라 그런지 괜히 인상적으로 남았다.
아무튼 푸딩까지 맛있게 먹고, 이제 본격적으로 도톤보리로 이동했다.


사람이 많아도 역시 도톤보리

상점가를 따라 걷다 보니 점점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번화가답네 싶었는데, 어느 순간 “이건 좀 심한데?” 싶을 정도로 인파가 몰려 있는 구간이 나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글리코상 앞이었다.

역시 오사카를 대표하는 장소답게 사람도 엄청 많았다.
다리 위에서 사진 한 장 찍어보고 싶긴 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금방 포기했다.
괜히 거기서 시간 쓰는 것보다 그냥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리 아래쪽으로 이동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막상 찍고 보니 나름대로 괜찮았다.

물론 이건 상당히 자기만족에 가까운 감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꼭 정석 스팟이 아니어도 충분히 괜찮은 사진은 남길 수 있는 것 같다.

결국 저녁은 우메다에서


원래는 도톤보리에서 다른 곳도 좀 더 둘러보려고 했는데, 상점가 쪽 도보 이동이 거의 막혀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어딜 가든 비슷비슷하게 복잡했고, 이 상태로 계속 걷는 건 조금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에서 저녁을 먹을까 말까 하다가 결국 다시 우메다로 이동하기로 했다.

무리해서 사람 많은 곳에 더 오래 있는 것보다, 익숙한 쪽으로 돌아가서 편하게 먹는 게 낫겠다 싶었다.
여행에서는 이런 식의 선택도 중요하다.
굳이 끝까지 버티지 않고, 적당히 포기할 줄 아는 것.


처음 먹어본 우나기동, 꽤 강렬했다

일본에서 장어덮밥, 그러니까 우나기동을 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첫인상부터 꽤 강렬했다. 한입 먹자마자 “이건 맛도리다” 싶은 느낌이 확 왔다.
괜히 일본에서 장어덮밥 얘기가 자주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체인점이라고 해서 당연히 후쿠오카나 다른 지역에도 있을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오사카와 도쿄에만 있는 곳이라고 했다.
뭔가 괜히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맥주 한 잔에 덮밥까지 해서 1300엔~1400엔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격까지 생각하면 만족도가 꽤 높았다.

든든하게 배도 채웠고, 이날 저녁은 꽤 성공적이었다.


샌디개프는 또 못 참지


든든하게 밥을 먹었으니, 이제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는 이자카야였다.

안주는 세 가지 정도 시켰고, 마실 건 또 샌디개프를 주문했다.
이쯤 되면 거의 고정픽이었다.
여행 와서 이렇게 반복해서 마시게 되는 메뉴가 생기면 괜히 더 기억에 남는다.
이번 여행에서 샌디개프는 거의 그런 존재였다.

엄청 많이 먹은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막상 계산해보니 생각보다 금액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여기가 지하상가 쪽이었는데도 흡연이 가능하다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진짜 이 나라는 가끔 예상과 다른 지점에서 계속 놀라게 된다.


마지막은 조용한 바에서


이후에도 뭘 더 먹을까 하면서 조금 돌아다녔는데, 이미 배는 많이 찬 상태였고 그렇다고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에는 조금 아쉬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결국 바에 가기로 했다.

후쿠오카에 갔을 때 바에서 꽤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첫 번째로 들어간 곳은 분위기상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섞이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였다.
뭔가 동네 단골들 위주의 공기가 느껴져서, 오래 있지 않고 나왔다.

두 번째로 간 바는 시간도 늦은 편이었고, 일요일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손님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조용하고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둘이서 한 잔씩 천천히 마시고, 별말 없이 분위기만 즐기다가 나왔다.
시끌벅적한 이자카야 다음으로는 그런 잔잔한 마무리가 또 나쁘지 않았다.


많이 걸었지만 이상하게 덜 힘들었던 하루


숙소로 돌아오고 나서는 또 그대로 기절하듯 잠들었다.
이날은 걸음 수를 보니 거의 2만 보 정도 걸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막 엄청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다.
물론 많이 걷긴 했지만, 중간중간 술도 마시고 쉬기도 해서 그런지 몸이 크게 지치진 않았다.

어쩌면 여행 중이라서 가능한 감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평소였다면 분명 피곤했을 거리인데, 여행지에서는 걷고 먹고 마시는 것까지 다 하루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

특별한 계획 없이 시작한 2일차였지만, 덴노지부터 도톤보리, 우메다까지 나름대로 꽤 알차게 돌아다닌 하루였다.
많이 걷고, 많이 먹고, 또 적당히 마셨던 오사카다운 하루였다고 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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