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일상/해외여행

오사카 여행 1일차 - 계획 없이 떠났다가 비행기 놓칠 뻔한 첫날

레스트드롭 2026. 1. 7. 13:05
반응형

계획이 뭐냐는 식의 여행만 해온 나로서는, 이번에도 역시 별다른 계획 없이 출발했다.
비행기와 숙소만 예약해 두고, 나머지는 가서 생각하자는 마음.
어차피 여행이라는 게 계획대로만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현지에서 그때그때 정하는 재미도 분명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게 시작했다가 큰일 날 뻔


알람은 6시에 맞춰뒀는데, 눈은 5시 30분쯤 떠졌다.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네 싶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이왕 일어난 김에 천천히 준비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문득 시간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예약 내용을 확인해 봤더니, 내가 알고 있던 출발 시간과 달랐다.
나는 분명 9시 50분 출발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실제 비행기는 9시 30분 출발이었다.
순간 진짜 식은땀이 확 났다.
하마터면 여행 첫날부터 공항에서 모든 게 꼬일 뻔했다.
그때부터는 완전히 정신없이 움직였다.
부랴부랴 집을 나와 공항으로 향했고, 다행히 별문제 없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살짝 아찔하긴 했지만, 어쨌든 무사히 탔으면 된 거다.


역시나 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속으로는 제발 탑승구 연결이기를 바랐다.
괜히 여행 시작할 때부터 버스 타고 이동하면 피곤함이 더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은근 기대했는데, 그런 기대는 역시 너무 쉽게 무너졌다. 어림도 없이 버스행.
그래도 그런 사소한 번거로움까지 포함해서 여행 시작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또 나쁘지만은 않다. 그냥 “아, 이제 진짜 가는구나” 싶은 기분이 더 확실해진다.


오사카에 도착했을 때의 설렘


한 시간 반가량 날아 도착한 오사카.

늘 비슷하지만, 공항에 내리고 나서 “아, 진짜 왔구나” 싶은 그 순간이 가장 설레는 것 같다.
비행기 안에서의 시간은 애매하게 붕 떠 있는 느낌인데, 막상 도착해서 공항 공기를 마시는 순간부터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기분이 든다.
그 순간의 설렘은 몇 번을 와도 비슷한 것 같다.

공항에서부터 시작된 일본어 실전


공항에서는 먼저 도착해 있던 지인과 만났다.
우메다역까지 가려면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해서, 일단 공항에서 간단하게 한 끼를 먹고 가기로 했다.

스키야 규동

나름 반년 동안 열심히 일본어를 공부했으니, 이제는 어느 정도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역시 공부와 실전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막상 직원분이 뭐라고 이것저것 말씀하시는데, 머릿속은 하얘지고 입에서는 “어.. 어..”만 나왔다.
결국 카드부터 내밀고 겨우 결제했다.
아직 멀었다는 걸 공항 도착하자마자 바로 실감했다.


간사이 공항에서 우메다까지


간사이 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해 우메다역에 도착했다.
길게 이동하는 동안 창밖 풍경도 보고, 이제 정말 오사카에 왔다는 걸 조금씩 실감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이 시간은 늘 조금 애매하면서도 좋다.
아직 본격적으로 뭘 한 건 없지만, 여행이 서서히 몸에 들어오는 느낌이 있다.

숙소에 체크인한 뒤에는 두 시간 정도 잠깐 쉬었다.
생각보다 이동 피로가 쌓였는지, 조금만 누워 있자 했던 게 꽤 괜찮은 휴식이 됐다.
그리고 저녁 시간이 되어 바로 밥을 먹으러 다시 나갔다.



첫 끼부터 만족스러웠던 저녁

카츠동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살짝 흐릿한데, 지나가다가 맛있어 보여서 들어간 집이었다.
여행 가면 꼭 대단한 맛집만 찾아가는 편은 아니라, 그냥 그 순간 끌리는 곳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이 집은 꽤 성공적이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고, 첫 저녁으로는 충분히 좋은 선택이었다.
맥주도 있길래 당연히 생맥주겠거니 하고 주문했는데 병맥주가 나왔다.
혹시 생맥주는 없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해서, 맥주는 살짝 기대와 달랐다.
그래도 뭐, 병맥주도 나쁘진 않았다.
완전한 실패는 아니고, 아주 살짝 아쉬운 정도.

우메다에서 찾은 너무 마음에 들었던 한 잔


밥을 후딱 먹고, 이번에는 야키토리를 먹으러 나왔다.

흔한 일본 골목길

도톤보리 쪽과는 조금 다르게, 우메다역 근처의 웬만한 야키토리집들은 실내흡연이 가능한 곳이 꽤 많은 듯했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런 분위기 자체가 확실히 번화가의 술집 느낌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처음에는 맥주를 마셨고, 그다음엔 뭘 마실까 하다가 메뉴에서 샌디개프라는 이름이 보였다.
이름이 낯설어서 호기심에 주문해 봤는데, 이게 정말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아니, 생각 보다가 아니라 그냥 너무 맛있었다.
결국 이 여행 동안 3일 내내 마셨을 정도니 말 다 했다.
이번 여행에서 고르라고 하면 꽤 인상 깊었던 발견 중 하나였다.


더 놀고 싶었지만 첫날은 여기까지


마음 같아서는 3차, 4차까지 가고 싶었다.
오랜만에 여행 왔고, 첫날밤이니까 더 돌아다니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평소보다 3시간이나 일찍 일어났고, 아침부터 공항 가고 비행기 타고 이동하고 우메다까지 들어오는 과정까지 다 겹치다 보니 피로가 생각보다 크게 왔다.

결국 11시쯤 숙소로 돌아왔고, 그대로 거의 기절하듯 잠들었다.
첫날부터 엄청 많은 걸 한 건 아니었지만, 설렘도 있었고 긴장도 있었고, 이동의 피곤함도 다 들어 있었던 하루였다.
그래도 그런 정신없는 시작마저 여행 첫날 특유의 맛이라 생각하면, 꽤 괜찮은 첫날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