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바이크로 일본여행 4일차, 카가와 우동 구라시키 히로시마
건조기부터 돌리고 시작한 아침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건조기 한 시간 돌려놓는 거였다.
전날 비를 맞고 들어온 옷들이 완전히 마르지 않아서, 이건 아침부터 해결해야 했다.
그렇게 빨래를 맡겨두고 어김없이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다.

이쯤 되니 조식도 뭔가 익숙해졌다.
처음엔 여행 와서 아침 챙겨 먹는 게 어색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그냥 루틴처럼 몸이 따라간다.
다만 너무 여유 부리면서 먹다가 체크아웃 시간에 살짝 문제가 생길 뻔했다. 여
행 중 아침이 여유롭다고 방심하면 꼭 이런 식으로 한 번씩 정신이 번쩍 든다.
숙소 앞 풍경부터가 사진 포인트


숙소 바로 앞 풍경도 꽤 인상적이었다.
일본 철도 덕후들 사이에서는 여기서 다리 위를 지나는 열차 사진을 찍는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호텔 안에도 관련 사진을 전시해 둘 정도면, 진짜로 꽤 유명한 자리인 모양이다.
오보케 자체도 요시노강이 오랜 시간 깎아 만든 협곡 풍경으로 유명한 지역이라, 기차든 도로든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그림이 되는 곳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구경만 하려던 캠핑용품점에서 제일 많이 씀


이날 들른 캠핑용품점은 규모부터가 남달랐다.
처음에는 그냥 구경만 해야지 했는데, 그런 다짐은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정신 차려보니 내 손에는 1만 2천 엔어치 용품이 한가득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쓴 장소가 관광지도, 숙소도, 음식점도 아니라 캠핑용품점이었다는 게 좀 웃기긴 하다.
그리고 카가와에 들어오니 왜 다들 우동 얘기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정말 한 집 건너 한 집 수준으로 우동집이 보였다.
카가와현은 일본 안에서도 사누키 우동으로 특히 유명한 지역이고, 현 차원에서도 대표 음식으로 강하게 내세우는 곳이라 그런 분위기가 거리에서 바로 느껴진다.
역시 카가와에서는 우동

우동은 990엔이었다.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까 또 먹고 싶을 정도다.
괜히 카가와까지 와서 우동을 먹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누키 우동은 면발의 탄력과 쫄깃한 식감으로 유명하고, 카가와 쪽에서는 아예 우동집을 중심으로 동선을 짜는 사람들도 많다고 할 정도다.
실제로 먹어보면 왜 이 지역 음식으로 자리 잡았는지 바로 납득이 간다.
다리 밑에서 올려다본 세토 쪽 풍경
구라시키로 넘어가기 전에 다리 구경이나 한 번 해보자 싶어서 다리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오는 길에는 가와사키 공장도 보여서, 산업단지 특유의 묘한 분위기도 같이 지나가게 됐다.


내 기억으로는 섬 여러 개를 관통해 건너는 구조였던 것 같은데, 정확히 몇 개였는지는 조금 헷갈린다.
다만 분명한 건 비용이었다.
다리 건너는 비용이 2만 원이 넘었던 건 확실히 기억난다.
내가 건넌 다리를 세토오하시 쪽으로 본다면, 세토대교는 오카야마와 가가와를 잇는 복합 교량군으로 총길이가 약 13km에 이르고, 여러 개의 다리로 이어진 형태다.
그래서 실제로 건너보면 “하나의 다리”라기보다 긴 연결 구간을 계속 넘어가는 느낌이 더 강하다.
기대했던 구라시키 미관지구

다리를 건너고 논길 사이를 지나 달리다 보니 구라시키에 도착했다.
여기는 풍경이 예쁘다고 해서 나름 기대를 하고 온 곳이었다.
실제로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에도 시대 분위기를 간직한 지역으로, 흰 벽 창고 건물과 버드나무가 늘어선 운하 풍경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역사 지구로 보존되면서 가게, 카페, 박물관들이 같이 들어서 있어 산책하듯 보기 좋은 곳으로 많이 소개된다.












막상 걸어보니 왜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알 것 같았다.
조용한 운하 풍경에 흰 벽 건물들이 이어지는 모습이 확실히 예쁘다.
다만 이날은 하늘이 완전히 맑지 않아서, 풍경이 예쁜 만큼 “아, 하늘만 조금 더 열렸으면 진짜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도 같이 남았다.
그래도 흐린 날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오히려 잘 어울리는 곳이기도 했다.
완전히 쨍한 날과는 다른 결의 느낌이 있어서, 그 나름대로 괜찮았다.
히로시마 외곽의 고택 숙소
이제 다시 히로시마 외곽 쪽으로 달렸다.
숙소 설명에는 일본 고택풍 게스트하우스라고 되어 있었는데, 가보니 “풍”이 아니라 그냥 일본 고택이었다.


진짜 옛날 일본 가옥 느낌이었는데, 그렇다고 불편하진 않았다.
건물은 오래됐어도 있을 건 다 있었고, 전체적으로 관리도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이런 숙소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가서 공간감을 느껴보는 게 더 재밌다.
짐을 풀고 나서는 저녁은 밖에서 먹기로 해서, 바로 다시 나갔다.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 vs 오사카 오코노미야키

히로시마에 왔으니 오코노미야키는 한 번 먹어봐야 했다.
그리고 역시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 vs 오사카 오코노미야키
이 대결 구도는 진짜 재밌다.
일본 관광청 자료에서도 오사카식은 반죽과 재료를 섞어 굽는 방식으로, 히로시마식은 재료를 층층이 쌓고 면이나 달걀을 더하는 방식으로 자주 설명된다.
히로시마는 특히 양배추와 면이 들어가는 layered 스타일로 유명하다.
내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 안에 야채가 들어 있는 스타일이 좋으면 오사카
- 면이 들어 있는 쪽이 좋으면 히로시마
나는 개인적으로 오사카에 한 표 던진다.
히로시마 스타일도 물론 맛있고 매력은 있는데, 내 입맛에는 오사카 쪽이 조금 더 맞았다.
액션캠 연속촬영은 아직 연구 필요

길거리 사진도 한 번 남겨보려고 액션캠에 연속촬영 기능을 눌러서 시도해 봤다.
결과는… 개같이 망한 사진.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이건 구도나 타이밍을 좀 더 연구해야 할 것 같다.
여행 중에는 장비가 알아서 잘 찍어줄 것 같다가도, 막상 결과물 보면 결국 사람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많이 달리고, 잘 먹고, 또 이동한 하루
그래도 카가와 우동은 제대로 먹었고, 구라시키는 기대한 만큼 예뻤고,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도 결국 직접 먹어봤다.
이 정도면 4일 차도 꽤 야무지게 보낸 셈이다.
https://youtu.be/U3x86vzOzZo?si=a_O712Yz2_B2qZ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