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일상/해외여행

내 바이크로 일본가기 2일차, 아소산 분화구와 도고온천

레스트드롭 2025. 4. 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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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창밖으로 보이던 오늘의 목적지

숙소에서 창밖을 보니 멀리 아소산 분화구 쪽이 보였다.
오늘 직접 가게 될 곳이라고 생각하니 아침부터 기분이 조금 묘했다.
전날 올라갔던 꼭대기 쪽도 바이크 뒤편 배경으로 같이 보였는데, 날씨만 보면 오늘은 진짜 기대해도 되겠다 싶은 느낌이었다.

전날은 비 때문에 제대로 본 게 거의 없었으니, 이날만큼은 맑은 하늘 아래에서 아소산을 제대로 보고 싶었다.
아소산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활화산 지대이고, 그중 나카다케 분화구는 지금도 활동 중인 곳이라 가까이서 연기 나는 분화구를 볼 수 있는 걸로 유명하다.
규모만 봐도 분화구 직경이 약 600m, 깊이는 약 130m 정도라고 하니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조식부터 온천, 그리고 아침 우유

눈뜨자마자 조식을 먹으러 갔는데, 아침부터 뭘 챙겨 먹는 것도 참 일이다 싶었다.
그래도 빨리 먹고 움직여야 하니 후딱 조식을 끝내고 바로 온천으로 향했다.

온천욕을 하고 나오니 우유가 보였다.
이건 못 참지 싶어서 하나 사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던 우유랑은 맛이 조금 달랐다.
조금 더 고소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병을 어떻게 따는지 몰라서 잠깐 어버버 하고 있었더니, 카운터 직원분이 도구 같은 걸로 자연스럽게 따주셨다.
별거 아닌데도 괜히 여행지다운 장면처럼 기억에 남는다.

짐 정리를 마치고 체크아웃까지 끝낸 뒤, 드디어 2일 차 일정을 시작했다.


날씨가 다 했던 케니로드

처음 향한 곳은 케니로드였다.
올라가는 길목마다 계속 예쁜 풍경이 나와서, 달리는 내내 감탄만 했던 것 같다. 전날 그렇게 비를 맞고 다녔던 걸 생각하면 이날 맑은 날씨는 진짜 감사할 정도였다.

이날은 그냥 계속
“아,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다”
이 생각뿐이었다.

아소 쪽은 원래도 풍경이 시원하게 열리는 구간이 많지만, 날씨가 받쳐주면 체감이 완전히 달라진다. 어제와 같은 지역을 달리고 있어도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목장 아이스크림은 못 참지


산 뒤편 목장에서 파는 밀크 아이스크림이 있다고 해서, 그건 또 안 먹어볼 수 없었다.
결국 바로 이동.

도착해 보니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해서 잠깐 당황했다.
그런데 안내해 주시는 분이 일행 중 한 명만 대표로 들어가서 아이스크림만 사 오면 괜찮다고 알려주셔서, 그렇게 해결했다.

맛은 정말 맛있었다.
확실히 이런 데서 파는 우유 아이스크림은 진하고 고소한 맛이 다르다.
다만 가격이 하나에 500엔.
뒤에 0 하나 더 붙이면 거의 원화 감각이 되니까, 아주 싸다고 하긴 어렵다.
그래도 여행지 버프까지 생각하면 한 번쯤 먹어볼 만한 맛이었다.

후딱 먹고 나서는 다음에 합류할 동생을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잠깐 얘기하다가 본격적으로 아소산 분화구 쪽으로 향했다.


평생 몇 번이나 보겠나 싶은 아소산 분화구

직접 가서 보니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
연기가 펄펄 나는 분화구를 내 눈으로 보게 될 줄은 살면서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막상 눈앞에 펼쳐지니 신기한 걸 넘어서 조금 압도되는 느낌도 있었다.

아소산 나카다케 쪽은 전망 구역에서 일곱 개의 분화구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안내되고, 실제로 현재도 활동 중인 화산이라 화산가스 상황이나 화산 활동에 따라 접근 가능 여부가 수시로 달라진다.
그래서 날씨만 좋다고 무조건 갈 수 있는 곳은 아니고, 현장 통제 상황이 꽤 중요하다고 한다.

계란 썩은 냄새 같은 유황 냄새는 생각했던 것보다 덜했는데, 계속 보고 있자니 확실히 “여긴 진짜 화산이구나” 싶어서 조금 무서워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우와하고 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경외감 비슷한 감정이 올라오는 장소였다.

평생 살면서 연기 나는 분화구를 또 이렇게 가까이서 볼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싶다.
그만큼 강하게 남는 곳이었다.

시코쿠로 넘어가기 위해 페리 선택

이제 다음 목적지는 시코쿠였다.
건너가는 방법은 크게 다리를 이용하거나, 페리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페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출항하는 편이었는데, 만나기로 한 동생이 조금 늦는 바람에 결국 한 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여행에서 이런 변수는 늘 있다.
짜증이 아예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또 지나고 보면 이런 시간도 다 기억으로 남는다.

우리가 탄 배였는지, 다른 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왔던 장소라고 하던데, 정확히 여기였는지 아니면 건너편이었는지는 아직도 조금 헷갈린다.
다만 이 주변 풍경이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건 맞다.

원래는 해안도로 석양을 보고 싶었는데

원래는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석양 지는 걸 보고 싶었다.
그런데 일정이 밀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배 위에서 석양을 보게 됐다.
이동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정도.

배 위에서 보는 노을도 나쁘진 않았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그림이 있다 보니 조금은 아쉬웠다.
그래도 바다 위에서 하루가 저무는 걸 보는 장면 자체는 꽤 좋았다.

그렇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거의 다 져 있었고,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왔다는 곳도 결국 들르지 못한 채 바로 호텔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진 일본식 응대

호텔에 도착하니 직원분 두 분이 후다닥 나오셔서 바로 주차할 공간을 만들어주셨다.
이런 부분은 올 때마다 느끼지만, 확실히 우리나라랑은 또 결이 다르다.

미리 바이크를 타고 간다고 예약해 둬서 그런지, 거의 입구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게 안내해 줬다.
장거리로 달리고 도착했을 때 이런 배려를 받으면 피곤함이 확 줄어드는 느낌이다.

짐은 대충 방에 풀어두고, 바로 온천 한 번 더 하러 갔다.
이날은 온천 들어가는 순간이 거의 보상 같은 느낌이었다.


도고온천, 생각보다 더 ‘그 분위기’였다

 

도고온천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직접 가보니 왜 유명한지 조금 알 것 같았다.
도고온천 본관은 약 3,000년의 역사를 가진 온천으로 소개되고, 현재의 본관 건물은 1894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되고, 공중목욕탕으로는 처음으로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흔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티브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공식적으로 단정하기보다는 “그 목욕탕을 떠올리게 하는 곳”, “영감을 줬다고 알려진 곳” 정도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관광 자료에서도 그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용은 정확히 생각나지 않지만, 나는 가장 저렴한 쪽에 가까운 코스로 끊고 들어가서 씻고 나왔다.
현재 관광 안내 기준으로는 기본 입욕이나 840엔 정도의 무난한 코스가 많이 소개된다.

막상 들어가서 몸 담그고 나오니, 하루 종일 달린 피로가 좀 풀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이런 날 마지막에 온천이 있으면 만족도가 확 올라간다.

편의점 저녁으로 마무리한 긴 하루


온천을 마치고 나와서는 편의점에서 밥이랑 그 지역에서만 파는 술을 조금 사 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먹자마자 거의 기절하듯 잠들었다.

아소산 분화구를 직접 보고, 바다를 건너 시코쿠로 넘어오고, 마지막엔 도고온천까지 들어갔으니 하루를 꽤 진하게 쓴 셈이다.
특히 이날은 전날과 다르게 날씨가 좋아서 더 기억에 남는다.
아소산 같은 곳은 역시 하늘이 열려 있어야 진짜다.

규슈에서 시코쿠로 넘어가는 하루라 이동량도 적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고생한 기억보다는 장면장면이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
숙소 창밖으로 보이던 아소산, 케니로드의 풍경, 연기 나는 분화구, 그리고 밤의 도고온천까지.

돌아보면 딱 “일본 바이크 여행 2일 차답다” 싶은 하루였다.

 

https://youtu.be/GoFryyUEm-c?si=hZ8Oj3grlY2g601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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